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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미는 "북에서 온 여인"인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KAL기 추락사건의 용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는 「위조일본여권 소지자 하치야·마유미」는 북괴공작원일 가능성이 더 짙어지고있다.
한국과 일본정부는 바레인으로부터 공수된 「마유미」와 음독 자살한 「하치야·신이치」의 사진과 지문을 감정했으나 이들이 한국인이나 일본인 또는 외국인 장기체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의 소지품과 검거당시의 정황등으로 미루어 북괴에서 테러목적으로 고도의 특수훈련을 받은 공작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지었다.
◇소지품=바레인 당국에 의해 공개된 이들의 소지품 2백 여점은 이들이 북괴공작원으로 추정케하는 중요한 자료들이다.
특히 비밀주머니가 여러개 만들어진 여자용 팬티는 이번 KAL기사건과 관련, 폭약·뇌관등을 숨겼던 것으로 추정되며 독극물 캡슐이 숨겨진 담배필터, 메이커가 불분명한 여행용 가방, 소지품과 걸맞지 않은 낡은 구두등 소지품과 중상류급 여행객으로 보이는 소지품에 비해 화장기가 적은 「마유미」의 얼굴, 유행감각이 뒤떨어져 보이는 옷차림등은 이들이 자유서방세계에 노출된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들이 소지했던 미제와 일제 담배중 일제 「세븐스타」는 4년전부터 생산되지 않는 제품이었으며 이들이 주로 유럽 도시등을 배경으로 찍은 30여장의 컬러사진은 함께 찍지않고 각자 찍은것으로 보아 한국이나 일본등 자유세계의 여행객으로는 보기 힘든 정황증거들이다.
◇역할=한국수사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주역이 「마유미」이며 「신이치」는 신분위장을 위해 부녀간으로 보이는 것이 의심을 덜 받고 위조일본여권을 소지한 만큼 유창한 일본말을 구사하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둘러리로 이용한 조역이었을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의 이같은 추정은▲음독자살 당시 「마유미」가 독극물이 든 담배를「신이치」에게 건네주었고▲바레인에서 투숙한 리젠시호텔에서 실내정돈등 부녀라면 당연히 딸이 해야할 잡무를 「마유미」가 전혀 하지 않았으며(호텔종업원 증언) ▲김정기 한국대사 대리가 호텔로 찾아 갔을때 「신이치」는 필적추적의 근거가 되는 주소를 써주면서 틀리게 쓰는 등 실수를 한데 비해 「마유미」는 자살 실패후에도 철저한 묵비권을 행사하는등 고도의 훈련된 공작원이라는 인상을 짙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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