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나라 사정을 걱정하며 나눈 이야기를 범죄로 보는 시각 안타깝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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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4일 국정원 댓글 의혹과 관련한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고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정동 기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4일 국정원 댓글 의혹과 관련한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고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정동 기자

국정원장으로 재직하며 온라인 댓글 작성 지시 등을 통해 선거·정치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원장의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4일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김대웅) 심리로 열린 원 전 원장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민주적 근간을 뒤흔드는 반헌법적인 그릇된 인식으로 중요한 안보자원을 특정 정치세력을 위해 사유화했다”며 재판부에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심리전단 직원들에게 각종 정치적 이슈나 선거에 관여하고 야당을 공격하는 등 사이버 여론 조작을 해 국가안보 기능에 한정한 국정원법의 원칙과 한계를 넘었다. 과거 국정원의 정치 관여 문제가 있었고 그로 인해 엄격한 업무 범위 제한이 있다. 고민이 부족한 채 정보기관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총체적으로 동원돼야 한다는 그릇된 인식으로 지시를 내렸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이 국가 안보고, 국정원은 국정수행을 보좌하는 기관으로 인식하고 정부·여당 정책에 반대하거나 북한과 유사한 정책이나 의견을 가진 사람·단체를 종북으로 인식했다”고 지적했다.

 원 전 원장은 이에 대해 최후 진술을 통해 “국정원 간부들과 한달에 한번 나라 사정을 걱정하며 나눈 이야기를 범죄를 저지르게 시켰다고 보는 일부의 시각은 너무 안타깝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도 “취임 이후 심리전단 업무보고를 별도로 받은 적이 없고 관련 보고서를 읽은 기억도 없다. 북한 및 추종 세력에 대한 모니터링하고 추적 색출하는 정도의 업무로 알고 있었다. 이 사건은 처음부터 무리한 기소였다.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항변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30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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