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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왜 유기견 '토리' 선물을 가지고 갔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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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각 당 대표 오찬에서 문 대통령의 반려견 ‘토리’를 위한 선물을 한 이유는 뭘까.

길고양이 새끼 '나비' 3년간 키워온 반려인 #동물복지국회포럼 대표 맡을 정도로 동물사랑 #"생명존중하는 대통령 돼 달라"는 의미로 선물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 정상외교 성과설명회에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에게서 반려견 '토리'를 위한 강아지 용품을 선물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 정상외교 성과설명회에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에게서 반려견 '토리'를 위한 강아지 용품을 선물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20일 기자에게 문 대통령이 아닌 토리의 선물을 가져간 이유로 “입양도 되지 않던 검은 개 토리를 청와대가 입양한다는 소식 기뻤고, 대통령의 입양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더 많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생명을 존중하는 대통령이 되어 주십사 하는 바람으로 특별히 토리를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며 “회동 당시 말했듯 문재인 대통령 품이 ‘마약 방석’이라고 불렸는데, 반려동물 모두 품에 두실 수 없으니 토리를 위한 마약 방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강아지 마약 방석은 폭신하고 편안해 강아지가 자꾸 가서 앉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대표 자신이 ‘반려인’이기도 하다. 2008년부터 3년간 반려묘 ‘나비’를 키웠다. 고양이를 키우며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를 넓혀왔다고 한다. 유기견이었던 토리와 같이 나비도 길고양이가 낳은 새끼였다. 동네 꽃집 앞을 오가던 길고양이가 새끼를 여러 마리 낳자, 꽃집 주인이 동네 주민에게 새끼를 분양했다. 나비도 그 중 한 마리다. 이 대표는 “마음이 답답하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나비가 큰 위로가 돼 줬다”고 기억했다. 나비는 3년 후 신부전증으로 죽었다고 한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반려묘 '나비'. [이정미 의원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반려묘 '나비'. [이정미 의원실]

이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 정의당 동물복지위원회 ‘아리’에서 고문으로 활동했고, 20대 국회에 입성한 뒤로는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를 맡을 정도로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다.

지난 3월에는 해양동물 전시, 수족관 시설 개선안을 담아 ‘돌고래 보호법’으로 불리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고,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하는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대표는 “가장 약한 생명을 가장 소중하게 다룰 때 우리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가 자택에서 일하고 있다. 반려묘 나비가 주인을 쳐다보는 모습. [이정미 의원실]

이정미 대표가 자택에서 일하고 있다. 반려묘 나비가 주인을 쳐다보는 모습. [이정미 의원실]

앞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 오찬이 있던 지난 5월 대통령에게 조남주 작가의 저서 『82년생 김지영』을, 김정숙 여사에게는 황현산 교수의 『밤이 선생이다』를 선물했다. 노 원내대표는 책에 ‘82년생 김지영을 안아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함께 적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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