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15억 개포동 아파트 투기 의혹에 “운 좋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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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다. 오른쪽은 정종기 방통위 사무처장. [조문규 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다. 오른쪽은 정종기 방통위 사무처장. [조문규 기자]

1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에서 열린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이 후보자의 도덕성·정치적 중립성을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실제 거주 않고 주소만 이전 따지자 #이 “부인이 종종 작업실로 써” 주장 #네이버 등 포털엔 강력한 규제 입장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고위공직자 배제 5대 원칙(위장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에 모두 해당한다며 몰아붙였다. 특히 이 후보자가 부인 명의로 2000년 2억9000만원에 구입한 49.5㎡(15평)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가 논란이 됐다. 강서구에 거주하는 이 후보자는 2008년 9월 주소지를 이곳으로 이전했다. 현 시가는 15억원에 달하는 곳이다.

야당 의원들은 관리비 내역까지 공개하며 “거주한 게 아니므로 위장전입이자 투기”라고 공격했다. 이 후보자는 “부인이 종종 작업실로 썼다”며 ‘거주’라고 맞섰다. 집값 상승에 대해선 “투자가 아닌 매입이다. 내가 운이 좋은 것”이라며 “당시 돈이 없어서 작은 집을 사서 들어가려고 한 것이다. (투기라니)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이에 신상진 위원장이 “개포동 노른자위라 재건축 하면 집값이 뛴다는 건 상식이다. 투기란 의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자 이 후보자는 “그런 (투기) 문제로 서민들에게 상처가 된다면 그 점에 대해선 사과를 드리겠다. 그렇지만 저는 투기로 생각하고 그러지 않았고 그것(집) 때문에 이사를 못 갔다. 이사 가면 정말 투기가 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1981년생인 딸의 진학을 위해 세 차례 위장전입을 한 데 대해선 사과했다. 그 딸이 이중 국적을 잃어 미국 국적자가 됐음에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은 것과 관련, "(이번 청문 과정에서) 국적을 잃었다는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캠프 활동을 했다”는 지적엔 “학자적 양심”이라고 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의 광우병 파동 때의 언론 보도가 편파적이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의심이 가는 사실을 얘기한 것이고 저는 그 보도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공영방송을 두곤 “저의 언론 철학은 어느 정권하에서도 편향되지 않는 그런 언론을 추구한 것이지 특정 언론에 편향적인 것을 추구하는 게 아니다”며 “비정상적인 언론을 정상적인 언론, 방송으로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등 포털을 두곤 "포털은 방통위에서 강력히 규제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방송의 독립성이라는 것이 특정한 정치세력에, 정권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BS의 시청료 인상에 대해선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제조건이 있는데 공영성을 확보하고 수신료 선정위를 만들어 검증제도를 만든 다음에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편성채널과 관련해 “시장 경쟁이 강화되고 혼탁해진 측면이 있다”면서 “종편 심사 때 더 엄격히 해서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기자들과 만나선 “종편이 4개인 건 너무 많다”고 했다가 이후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종편 사업자 수를 줄일 계획은 없다”고 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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