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점거학생들, "14일부로 점거 해제"…지난 5월 1일 2차 점거 후 75일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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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의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에 반대해 서울대 본관(행정관)을 점거한 학생들이 14일 점거를 해제하기로 했다. 5월 1일 본관을 재점거한 지 75일만이다.

점거 학생들은 "오후 12시에 점거농성 해제에 대한 입장과 시흥캠퍼스 사업 관련 투쟁 계획을 발표하겠다. 이후 오후 6시까지 농성장 내부 짐 정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정문.[중앙포토]

서울대 정문.[중앙포토]

점거 해제는 지난 11일 서울대 대학본부와 총학생회 등 학생대표가 맺은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서울대 시흥캠퍼스 협의회'를 구성해 시흥캠퍼스 사업의 추진 경과와 주요 내용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대학본부는 학생들과의 신뢰회복을 위해 성낙인 총장이 사과하고 학생들에 대한 형사고발의 취하를 검토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본관 점거를 해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로써 시흥캠퍼스 추진을 둘러싸고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서울대와 학생들의 갈등은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 서울대는 지난해 8월 경기도 시흥시 등과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지난해 10월 10일 서울대 본관을 점령하고 1차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5개월 간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은 지난 3월 11일 서울대 직원들과 몸싸움 끝에 농성을 해제했다. 이 과정에서 점거 학생들이 소화기 분말을 분사하고 직원들이 소화전을 이용해 물을 뿌리는 등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학생들은 지난 5월 1일 본관을 재점거해 2차 농성을 벌여왔다.

학생들은 본관 점거는 해제하지만 시흥캠퍼스 관련 논의는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대학본부와 합의한 이튿날인 1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나서서 시흥캠퍼스 사업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점거 학생 측은 "시흥캠퍼스의 부동산 투기 의혹, 대학의 기업화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공론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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