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광고 공룡’ 페이스북, 메신저 광고로 덩치 더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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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광고 공룡’ 중 하나인 페이스북이 또 다른 수익원을 찾아 덩치를 더 키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11일(현지시간)부터 페이스북이 자사 채팅앱인 '페이스북 메신저'의 대화창을 통해 광고를 내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메신저 이용자는 전 세계 12억명에 달한다. 페이스북은 올 초부터 호주와 대만에서 시범적으로 광고를 내보냈다. 수익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번에 전 세계적으로 범위를 확대키로 한 것이다.
페이스북 메신저 광고는 이용자들의 대화 사이에 게시된다. 광고주의 웹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하거나 광고주와 이용자 간 대화창을 개설하는 방식이다. WSJ는 페이스북이 이런 결정을 한 것은 기존 주 소득원이었던 뉴스 피드(news feed) 광고 매출 폭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 4월 페이스북은 메신저 이용자가 12억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사진 페이스북]

올 4월 페이스북은 메신저 이용자가 12억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사진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2014년 22억 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한 또 다른 메신저 앱 ‘왓츠앱’에 광고를 싣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캐피탈은 왓츠앱의 이용자가 25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페이스북 메신저보다 이용자가 많지만 개발도상국에서 인기있는 앱이어서 광고수익은 메신저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스는 페이스북이 메신저와 왓츠앱을 합치면 2020년까지 메시지 앱으로만 110억 달러 넘게 벌 것으로 전망했다.

채팅앱 ‘메신저’에 전세계적으로 광고 싣기로 #구글과 더불어 미국 시장 온라인 광고 71% 점유 #메신저에 이어 라이브 동영상 중간광고도 테스트 중 #광고수익 정당한 분배 요구하는 언론사들에 “협조할 것”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메신저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메신저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페이스북은 지난해 268억 8000만 달러의 매출을 광고 사업에서 올렸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41억 달러를 미국에서 벌어들였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통해 광고를 집행하는 활동 광고주의 수는 지난 4월 500만을 돌파했다. 지난해 9월 활동 광고주 수가 400만을 돌파한 데 이어 약 6개월 만에 100만이 늘어난 수치다. 페이스북 메신저 광고까지 본격화될 경우 활동 광고주 수는 더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 페이스북은 동영상 중간광고를 도입하기 위한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인기 라이브 영상에 광고를 넣어 제작자와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미국 온라인 광고시장이 올해 32%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이 성장 가운데 페이스북의 이용률과 접속시간 증가가 주효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온라인광고 시장 1위는 구글로 지난해 온라인 광고로 거둔 매출이 600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수익이 376억 달러로 점유율이 51.9%에 달했다. 페이스북과 구글 두 회사의 미국 내 점유율은 71.3%나 됐다.
페이스북의 광고 영역 확장에 대해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아무리 좋은 광고라 할지라도 사용자 경험을 방해할 수 있다”며 광고로 인해 사용자들이 떠날 수 있다고 부정적 의견을 냈다.

온라인광고의 집중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온ㆍ오프라인 매체 2000개를 대표하는 뉴스미디어연합(NMA)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광고수익에 기여하는 언론사들에게 이익이 돌아올 수 있게 해야한다”며 두 회사와 단체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두 회사 모두 협력할 의사가 있음을 표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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