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프로야구 승부 조작 의혹 제기…검찰, 현역선수들과 조폭 2개파 수사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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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계에 잇따라 불미스러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두산 베어스가 심판을 매수했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진 데 이어 대구·경북 조폭들이 승부 조작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지검 포항지청, 승부조작 수사중 #대구·경북 조폭 구속…선수 매수 혐의 #현역 선수들에게로 향하는 검찰 칼끝 #선수-조폭 연루 드러나면 파문 예상돼 #"대구경북 연고 프로야구 팀은 아닌듯"

3일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따르면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돈을 주고 승부조작을 시도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대구와 경북 포항 조직폭력배 A씨(36)와 B씨(37)를 각각 구속했다. 이들 외에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다수의 조폭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 중이다.

이들은 2014년 5월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승패를 맞혀 거액의 배당을 챙기기 위해 일부 선수에게 3000만원을 주고 일부러 경기에서 패하도록 한 혐의다. 실제 경기 결과는 뜻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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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승부 조작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현역 프로야구 선수들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수사 과정에서 조폭과 함께 사진을 찍은 야구 선수들이 대거 드러나면서다. 돈을 현금으로 건넸을 가능성이 크지만 필요하면 계좌추적까지 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 단계에서 자세한 사항은 말해줄 수 없다"면서도 "승부 조작에 연루된 선수가 누구인지, 어느 팀에 속해 있는지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연고 야구팀인 삼성 라이온즈는 이번 수사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수사가 현역 선수들에게까지 미치지 않았지만 해당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승부조작뿐만 아니라 현역 선수와 지역 조폭들 사이에서 은밀한 거래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야구팬들 사이에선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 선수나 팀을 넘어 KBO(한국야구위원회) 전체에 대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프로야구계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불거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2년 LG 트윈스 투수 박현준·김성현이 1회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대가로 브로커에게서 금품을 챙겼다가 형사처벌됐다. 지난해에는 넥센 외야수 문우람과 NC 투수 이태양이 1회에 실점해주는 조작에 가담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NC 다이노스 소속 이태양 투수가 투구하고 있다. 승부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난 2015년 8월 6일 경기. [중앙포토]

NC 다이노스 소속 이태양 투수가 투구하고 있다. 승부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난 2015년 8월 6일 경기.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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