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첫 주한미국대사 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26일 "한미 양국 모두 건너선 안 되는 레드라인이 있다"며 "그중 하나는 바로, 일방적인 행동을 양쪽 모두가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이날 본지와 CSIS가 공동 주최한 'J-CSIS 포럼 2017'에 참석해 "(대북정책에 있어 한미간) 전술상 차이는 극복 가능하다.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양국 정부가 일방적인 행동에 나서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무조건적인 북한에 대한 지원은 있어선 안된다"며 "지금 갖춘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무조건적인 원조는 안 된다"며 이것은 한미 양국의 두번째 레드라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차 석좌는 "북한에 당근을 주더라도 한국의 국방을 저해하거나 미국의 한반도 방어를 저해하는 당근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세번째 레드라인으로, "(한미) 양쪽이 한미동맹이 북한 위협을 다루는데 중요한 것이지, 그것이 북한 위협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되새기고 기억하는 것"을 네번째 레드라인으로 각각 꼽았다.
한편, 이날 차 석좌는 한중 관계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그는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압박 때문에 한미동맹을 약화함으로써 북한에 관여하거나 중국을 달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며 그런 접근 방식은 "전술적으로 매력적일 수 있지만, 전략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양쪽 모두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쪽에서 하는 이야기는 북한이 스스로 모라토리엄(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의 잠정 중단)을 선언하게 하고 그 대가로 한국과 미국의 공동 군사훈련을 축소하자는 것인데, 그것은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핵·미사일) 동결에 대해 한미가 북한에 더 많은 것을 주는 것이 된다"고 평가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