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한미 양국, 건너선 안 될 레드라인 있어…일방적 행동 취해선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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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첫 주한미국대사 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26일 "한미 양국 모두 건너선 안 되는 레드라인이 있다"며 "그중 하나는 바로, 일방적인 행동을 양쪽 모두가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CSIS 포럼이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제 3세션 토론자인 빅터 차 CSIS 선임고문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중앙일보-CSIS 포럼이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제 3세션 토론자인 빅터 차 CSIS 선임고문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차 석좌는 이날 본지와 CSIS가 공동 주최한 'J-CSIS 포럼 2017'에 참석해 "(대북정책에 있어 한미간) 전술상 차이는 극복 가능하다.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양국 정부가 일방적인 행동에 나서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무조건적인 북한에 대한 지원은 있어선 안된다"며 "지금 갖춘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무조건적인 원조는 안 된다"며 이것은 한미 양국의 두번째 레드라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차 석좌는 "북한에 당근을 주더라도 한국의 국방을 저해하거나 미국의 한반도 방어를 저해하는 당근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세번째 레드라인으로, "(한미) 양쪽이 한미동맹이 북한 위협을 다루는데 중요한 것이지, 그것이 북한 위협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되새기고 기억하는 것"을 네번째 레드라인으로 각각 꼽았다.

중앙일보 CSIS 포럼이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새로운 국면' 주제로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중앙일보 CSIS 포럼이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새로운 국면' 주제로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한편, 이날 차 석좌는 한중 관계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그는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압박 때문에 한미동맹을 약화함으로써 북한에 관여하거나 중국을 달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며 그런 접근 방식은 "전술적으로 매력적일 수 있지만, 전략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양쪽 모두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쪽에서 하는 이야기는 북한이 스스로 모라토리엄(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의 잠정 중단)을 선언하게 하고 그 대가로 한국과 미국의 공동 군사훈련을 축소하자는 것인데, 그것은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핵·미사일) 동결에 대해 한미가 북한에 더 많은 것을 주는 것이 된다"고 평가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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