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억류자 가혹행위 주장은 공화국 영상 흐리기 위한 것"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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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뒤 6일 만인 지난 19일 숨진 오토 웜비어와 관련해 북한이 "국내법과 국제기준에 따라 억류자들을 대우하고 있다"고 23일 주장했다.

민화협 대변인 "억류자 국내, 국제 기준따라 대우" #"(케네스 배씨 등)억류됐다 풀려난 사람들 통해 잘 알려져 있어"

북한의 대남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의 대변인은 23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우리 해당 기관들은 공화국에 죄를 지은 범죄자들을 철저히 국내법과 국제기준에 따라 대우해 주고 있으며 웜비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반공화국 적대 행위를 감행한 죄로 응당한 법적 처벌을 받고 교화를 받다가 우리의 인도주의적 조치로 미국에 돌아간 사람들을 통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도 주장했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평양 관광을 하던 중 투숙했던 호텔의 북한 선전물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15년 노동교화형을 받고 복역중 혼수상태에 빠졌다.

대변인은 "우리가 왐비어를 어떻게 인도주의적으로 대해 주었는지 쥐뿔도 모르는 자들이 가혹 행위니, 고문이니 하는 악설을 짖어대고 있는 것은 우리 공화국의 영상(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상전인 미국에 더 잘 보이려는 친미노복들의 본능적인 추태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더욱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은 이번 문제를 구실로 남조선 당국자들이 당치않은 그 무슨 억류자 송환을 요란하게 떠들어대고 있는 것"이라며 "형 집행 중에 있는 범죄자들에 대한 송환을 운운하는 것은 존엄 높은 우리 공화국 법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우롱이고 도전"이라고 했다. 웜비어씨의 사망을 계기로 다시 불거진 한국인 6명을 포함한 10명의 외국인 억류자 석방 요구를 묵살한 것이다.

대변인은 "괴뢰들이 그렇게도 인도주의에 관심이 있다면 백주에 집단유인 납치해간 12명의 우리 여성공민들과 김련희 여성부터 지체 없이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며 기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에서 요구한 내용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누차 강조했듯이 우리 주민들에 대한 송환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북남 간의 일체 인도주의협력사업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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