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기지 촬영한 소형 무인기, 지난달 2일 북한 금강군에서 발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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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군 당국이 확보한 북한 무인기. [사진 합참]

지난 9일 군 당국이 확보한 북한 무인기. [사진 합참]

지난 9일 강원도 인제 지역에서 군 당국이 발견한 북한 무인기 추정 소형비행체가 북한의 강원도 금강군 지역에서 지난달 2일 비행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유관 부처와 함께 구성한 중앙합동정보조사팀 및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소형비행체의 비행 경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북한 무인기는 지난달 2일 북한 금강군 일대에서 발진해 군사분계선(MDL) 상공을 통과한 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 기지까지 날아갔다. 성주 기지에서 회항한 무인기는 강원도 인제군 남면에서 추락했다. 추락 원인은 연료 부족이었다.

군 당국이 분석한 북한 무인기의 비행 경로. [사진 국방부]

군 당국이 분석한 북한 무인기의 비행 경로. [사진 국방부]

북한 무인기의 총 비행시간은 5시간 30여 분이었다. 중앙합동정보조사팀이 분석한 비행 경로는 북한 무인기에서 확인된 사진촬영 경로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무인기는 551장의 사진을 찍었고, 이 가운데 성주 기지를 촬영한 사진은 19장이었다.

국방부는 북한이 무인기를 보내 한국 군사 기지를 정찰한 것은 정전협정과 남북불가침 합의를 위반한 명백한 군사도발이라고 보고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정전협정에 따라 이번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대한 조사를 유엔군사령부에 요청했다.

  군 당국은 지난 2014년 북한 무인기 침투사건 이후 소형 무인기를 새로운 군사위협으로 간주해 대응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북한의 소형무인기를 탐지하고 이를 무력화할 수 있는 신형 무기체계를 전력화 중이며, 소형 무인기 탐지 레이더와 타격장비는 일부 중요지역에 이미 배치됐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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