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썼던 朴 전 대통령이 따라하고 싶었던 연예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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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제공, KBS2 '태양의후예' 송혜교 캡처]

[사진=청와대 제공, KBS2 '태양의후예' 송혜교 캡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송중기 및 '태양의후예' 팬인 탓에 한류체험장인 케이스타일 허브에 송중기의 입간판을 세우라고 지시하고 관련 예산을 155억이나 증액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거 박 전 대통령이 이란 방문 당시 히잡을 착용한 모습이 화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해 5월 이란 방문 당시 히잡을 써 '외교 패션'이란 칭찬을 받았다.

반면 히잡이 서양에서는 여성인권 억압의 상징으로 여겨져 서양권 여성 정치인들은 아랍권에 갈 때 히잡 착용을 하지 않는데도 박 대통령이 굳이 착용했다는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해 11월 사상초유의 국정농단 사태가 수면 위로 등장하면서 정치 팟캐스트 등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히잡을 썼던 이유가 '태양의 후예' 여주인공인 송혜교 씨를 따라한 것이 아니냐는 웃지 못할 분석도 제기됐다.

당시에는 일각에서 '농담 반 진담 반' 같은 분석이었지만 15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가 안종범 전 대통령경제조정수석비서관의 업무수첩에 한류관련 사업에서 특정 연예인을 부각하도록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지시한 정황이 들어있었다고 밝힘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코스프레' 의혹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게 된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케이스타일허브에는 송중기의 입간판이 세워졌고 당초 26억원에 불과했던 관련 예산은 2차례의 증액을 거쳐 171억원으로, 총 155억원이 증액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태양의 후예'가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 방문 당시 한 학생이 '태양의 후예'를 보고 있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이 "벌써 '태양의 후예'를 보고 있냐"며 반가워했던 후일담도 주목받고 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드라마광으로 아침 드라마가 하는 오전 10시 전과 저녁 드라마가 시작되는 오후 8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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