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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착해졌나?'…새 정부 출범 이후 상생·협력 지원 쏟아내는 기업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갑자기 착해진 걸까.

'보여주기' 행사에서 벗어나 광고제작 등 실질적 지원 내놔 #상생 강조하는 새 정부 '눈치보기' 작용

대기업들이 앞다퉈 협력업체와 상생·협력하는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과거 조용히 하던 제도도 보도자료를 내며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지원 방식도 달라졌다. ‘협력업체와의 상생 의지를 확인하는’ 체육대회나 협약식 같은 ‘보여주기식’ 지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구체적이고 실용성 높은 지원책을 내놓는다.

마케팅 환경이 열악한 협력 업체를 위해 광고를 대신 만들어주고,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현대홈쇼핑은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무료 상품 광고를 제작해준다. 해당 업체의 상품과 관련된 영상 광고를 제작해 2주간 데이터방송 채널인 ‘현대홈쇼핑 플러스 샵’을 통해 총 200분간 방송한다. 제작비는 물론 판로까지 열어주는 것이다. 광고의 저작권도 해당 업체에 넘겨줘 다른 방송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첫 혜택을 받은 한호기술의 ‘길벗 전동 스쿠터’는 지난달 광고 방송 이후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만 2억5000만원을 들여 20개 중소기업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CJ오쇼핑은 전문기관과 연계해 협력업체 ‘1대 1 경영자 코칭’ 지원 프로그램을 내놨다. 전문업체의 코치가 3개월 간 해당 업체에 3개월간 파견돼 대표를 대상으로 1대 1 맞춤 컨설팅을 지원한다. 경영체질이나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의지가 있지만, 구체적 방안을 모르는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책이다. 컨설팅 비용(4000만원)을 CJ오쇼핑이 전액 지원한다.

롯데제과는 이달 14일 경기도 평택시에 장애인 사업장인 ‘스위트위드’ 문을 열었다. 롯데제과가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건립한 사업장이다. 롯데제과 평택공장 기숙사였던 공간에 20억원을 들여 장애인이 생활하기 편리한 시설로 리모델링했다. 30여 명의 근로자 중 70%가 장애인이다. 이마트는 이달 초 노브랜드 생산업체 중 중소기업 비중을 60%에서 7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협력업체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데는 ‘동반 성장과 협력’을 강조하는 새 정부의 기조가 작용한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내놓은 공약에서 유통 업계에 대한 규제를 예고한 만큼 "찍히지 말고 알아서 움직이자"는 분위기가 돌고 있다.

새 정부 ‘눈치 보기’라 해도 이런 태도 변화는 긍정적이다.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필승 현대홈쇼핑 상품기획사업부 상무는 “중소기업 상품 판로를 열어주고 다양한 채널에 상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더 늘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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