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중독 "시민자발 추방운동"<미국>|「알콜리즘」 회오리 어떻게 대처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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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현재 1천만명이 완전한 알콜중독으로 고생하고있다』 『4개가정중 한가정은 알콜로 인한 가정불화를 겪고있다』 『1년에 20만명 이상이 살인·자살·사고로 사망하는데 그 절반은 술때문에 일어나며 이것은 마약등 약물복용사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술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연간 1천1백70억달러(94조원)에 달한다』 이같은 사실은 다행히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이 앓고있는 술병의 주 증상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의학전문가들이 알콜중독을 치료할 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고있는 한편 시민들의 알콜추방을 위한 사회운동도 활발히 전개되고있다.
최근 미국에서 일고있는 알콜중독 퇴치노력을 알아본다.
약제의 개발은 아직도 요원하다. 그래서 많은 의학자들은 알콜리즘의 기전을 푸는데 전력을 쏟고있다.
그결과 알콜중독은 다분히 유전성이 있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캔자스대의대 「도널드·구드윈」박사의 조사에 따르면 알콜중독자를 생부나 생모로 둔 입양아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알콜중독자가 4배나 됐다는것.
특히 이들을 뇌파검사한 결과 P3이라는 특이한 뇌파를 발견했는데 이파는 반응을 감퇴시키는 성질을 갖고 있었고 알콜중독자의 뇌에서도 발견돼 유전인자속에 그 실마리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연구도 진행중이다.
한편 알콜이 뇌속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가도 주요 연구과제.
미국립 정신건강연구소(NIMH)의 「스티븐·폴」박사는 감마 아미노부틸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진정작용을 한다는것을 알아냈다.
이것을 이용해서 알콜중독자의 술에 대한 갈망과 술이 없을때의 불안을 덜수있지 않겠느냐는 가설을 실현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연구의 성과만 기다리기엔 미국의 알콜중독문제가 너무 도가 지나친 상태. 따라서 시민들 스스로의 자구책이 더 활발하다. 가장 활발한 활동은 익명의 알콜중독자모임 (A·A).
51년에 시작된 이모임은 현재 미전역에 2만6천개가 가동중인데 알콜중독자 자신들 뿐 아니라 그 가족들이 참여하는 알콜중독자 가족모임까지 결성돼 공동치료노력을 하고있다.
한편 국립알콜중독상담소(NCA)와 국립알콜 및 약물정보안내센터(NCADI)도 알콜중독자의 상담과 도움을 주고있다.
청소년 「음주퇴치를 위한 엄마운동」그룹(MADD)의 활동은 더 적극적이다.
82년이후 34개주에서 일고있는 이 모임은 18∼21세의 자녀들에 대한 금주캠페인이외에 NCA등과 합동으로 로비활동을 펴 주류세의 대폭인상, 술병에 경고문 부착등을 실현시키고 있다.
술을 처음 입에대는 연령이 예전의 16∼18세에서 최근에는 12∼14세로 낮아졌기 때문에 『술은 처음부터 마시지 말자』는 구호를 내세워 학교자체에서도 대대적인 운동을 벌이고있다.
이러한 사회운동의 결과 작년의 연간 술소비량이 81년이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효과를 나타냈다.
그러나 문제는 전체술꾼의 10%에 불과한 인원이 마시는 주량이 전체 술소비량의 절반인 것과 고교상급생의 5%는 매일술을 마신다는 사실이다.
결국 알콜중독문제는 획기적인 약품개발이 없이는 해결이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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