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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전 FBI 국장 폭로에도 조용한 트럼프의 트위터…"참모들, 트럼프 트위터 못하도록 온갖 노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임스 코미 전 미연방수사국(FBI) 국장이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에 소위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사를 중단하라는 압력을 넣었다고 폭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루에도 수차례의 트윗을 올렸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아무런 글을 올리지 않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생중계된 청문회에서 나오는 코미 전 국장의 발언에 즉각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대통령'이라고 불릴 만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표명해왔다. 청문회가 열리기 전날인 7일엔 5건, 6일 9건, 5일 8건 등 하루에도 수차례 트위터에 글을 올린 그다. 하지만 청문회가 열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엔 아무런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

CNN은 청문회에 앞서 "코미 전 국장이 침묵을 깰 때, 트럼프 대통령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청문회 당일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과 일정을 소개했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계정에서 손을 떼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청문회 생중계를 내내 지켜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생중계를 보며 들은 것에 대해 트윗을 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사진 CNN 홈페이지]

[사진 CNN 홈페이지]

한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혹시나 모를' 돌발 트윗에 대비해 참모들은 이날 청문회 개시에 맞춰 빡빡한 일정을 준비해뒀다고 전했다. 청문회가 시작되는 10시와 10시 30분, 두차례에 걸쳐 회의가 예정되어 있고, 오후 12시 30분엔 보수단체 '신념과 자유 연맹'의 '다수로 가는 길' 컨퍼런스에서 연설이 예정된 것이다.

청문회 초반부터 코미 전 국장의 발언 하나 하나는 전세계에 생중계되며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 이날 연설에 많은 언론은 귀를 기울였다. 돌발 연설 등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내내 코미 전 국장령의 이름을 단 한차례도 거론하지 않았다. 코미 전 국장의 발언내용도 언급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포위됐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크고, 좋고, 강해질 것"이라며 자신의 억울함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데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항상 복음주의 공동체를 지지하며, 믿음의 가르침을 따르는 모든 미국인들의 권리를 수호할 것"이라며 "지난 100일동안 그 누구도 나만큼 많은 일을 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여유도 보였다. 그는 낙태 금지, 교회의 정치활동 허용, 닐 고서치 대법관 임명,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등을 업적으로 꼽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을 향해선 "방해자들(Obstructionists)"이라며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지금 이 나라에 해가 된다"며 "그들은 너무 나가버린 만큼, 다시 되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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