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주한미군에 전담 '501여단' 창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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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유사시 미국 본토 등에서 투입되는 미군 부대를 지원.통합하기 위한 501 증원지원 여단이 올 여름 주한미군에 창설된다고 미군 신문인 성조지가 14일 보도했다.

이런 형태의 부대가 미 육군에 만들어지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 말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의 활동반경을 넓히는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한 뒤 나온 미국의 첫 가시적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은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주한미군의 한반도 밖 출동만이 아니라 전 세계 미군의 한반도 투입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에 따라 대구의 19지원사령부를 중심으로 짜인 미군 증원 시스템은 크게 바뀔 전망이다.

성조지에 따르면 주한 미 육군도 기존의 사단(1만5000명) 중심에서 기동성이 뛰어난 3000여 명 규모의 여단 체제로 바뀐다.

주한미군의 군사 재편을 맡고 있는 주한 미8군사령부 리처드 파커 대령은 "미 육군은 전 세계 어디든지 신속하게 배치할 수 있도록 이동이 자유롭고 체계가 갖춰진 여단을 원한다"며 "30일 이내에 군 사령부급(fighting army) 규모의 부대를 만드는 것도 우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필요에 따라 규격화된 여단을 합쳐 전투를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새로 개편되는 여단은 5~7개 대대로 구성된다. 기존 여단이 두세 개의 대대로 짜인 점을 감안하면 여단 자체의 기동성도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분쟁 유형에 따라 맞춤형 대대를 보내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이 여단은 미래형 사단으로 개편되는 미 2사단의 지휘를 받게 된다. 이 사단은 기존 사단급과 군단급의 중간 규모로 작전사령부급 부대다.

성조지에 따르면 주한미군 조직의 통폐합도 가속화되고 있다. 주한미군의 인사와 봉급 문제를 맡는 인사 관련 조직은 소규모 사무실만 남기고 없어진다.

오영환 기자

◆ 전략적 유연성=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주한미군을 포함한 전 세계 주둔 미군을 특정 지역의 '붙박이 군대'가 아닌 기동성과 신속성을 갖춘 기동타격군으로 바꾸겠다는 것. 미 국방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군사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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