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교수, 트랜스젠더 남학생에 "호적대로 여자 방에서 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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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강대학교 홈페이지]

[사진 서강대학교 홈페이지]

서강대학교의 한 교수가 트랜스젠더 남학생에게 "여자 방에서 자면 되는 것 아니냐" 등의 혐오 발언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6일 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 트랜스젠더 신입생 A씨는 인성교육센터가 운영하는 교과목 합숙 수업과 관련해 센터에 문의 전화를 걸었다.

이 수업은 신입생 교양필수 과목으로 '개인의 삶을 성찰하고 이웃과 더불어 공동체를 지향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2박 3일 합숙이 교과 과정에 포함됐다.

A씨는 센터 쪽에 "제가 트랜스 남성이고 호적상은 여성인데 (합숙 대신) 통학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대체할 방법이 있느냐"고 문의했다.

전화를 받은 교수는 "호적에 따라 여자 방에서 자면 되는 거 아니냐"며 "본인이 가기 싫어서 안 간다는 거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수치심을 느낀 A씨는 성소수자협의회에 "친절하게 존댓말을 하던 교수가 트랜스젠더임을 밝히자 웃음기 섞인 반말로 응대해 대화를 계속할 수 없었다"며 "교내 행정 절차를 거칠 때마다 수많은 교직원에게 커밍아웃해야 하는데 막막하고 두려워 학교를 계속 다닐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제보했다.

성소수자협의회는 센트 측에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했고 인성교육센터는 지난달 31일 사과문을 내놨다.

센터는 사과문에서 "교직원이 해당 학생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발언했다"며 "현실적 제약을 인식하지 못한 채 호적에 따라 여성용 침실에 숙박하라고 해 큰 상처를 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이 성 정체성을 밝힌 후 교직원이 반말을 쓰며 차별적으로 대한 점도 부적절했음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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