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건물 물탱크 터져…학생들 대피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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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학관이 물에 잠겨 수업을 듣던 학생 등 25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학관 옥상에 설치된 25t 물탱크가 파열돼 강의실과 복도가 모두 물에 잠겼다. 옥상에서 물이 쏟아지면서 배관·배선을 가리기 위해 천창에 덧댄 반자 일부도 무너졌다.

 사고 당시 건물 안에 있던 대학원생 이모(31)씨는 "소방벨이 울리고 수백명이 비명을 지르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부랴부랴 가방만 챙겨 들고 뛰어 나왔다"고 말했다. SNS에는 물에 잠긴 복도와 건물 밖으로 대피한 학생들을 찍은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사고와 관련해 학교측의 공지 문자도 없었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서대문소방서에서 차량 9대와 소방 인력 31명이 출동해 대피를 돕고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이화여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으며 오후 2시 현재 건물 안에 있던 사람 모두가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페이스북 공지 등을 통해 학관 내에서 수업이 예정돼 있거나, 건물 안에 소지품을 두고 나왔더라도 건물 출입을 금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1일 오후 이화여대 인문대 건물인 학관이 물에 잠겨 소방 차량 9대가 출동했다. [사진 독자]

1일 오후 이화여대 인문대 건물인 학관이 물에 잠겨 소방 차량 9대가 출동했다. [사진 독자]

 이화여대는 역사가 오래된 대학인만큼 노후한 시설이 많아 학생들의 안전 걱정도 크다. 이번에 물에 잠긴 학관은 인문대가 사용하는 건물로, 1964년 완공된 5층짜리 건물이다. 131년 전 세워진 이화여대에는 문화재로 등록된 무용대 건물 '토마스홀' 등 오래된 건물이 많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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