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4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문을 연 '연희동 사진관'은 독특한 콘셉트와 인테리어가 젊은 층에 입소문이 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던 올 4월, 김규현 연희동 사진관 대표는 한 고객으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사장님, 혹시 분점 내셨어요?" 고객이 알려 준 곳을 인터넷으로 확인한 김 대표는 허탈함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만든 사진관과 판박이처럼 닮은 곳이 또 있었기 때문이죠. 김 대표는 "외관 디자인도 손으로 직접 그렸고 간판 글자까지 전문가에게 부탁해서 만든 것이다. 제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며 "이제 막 자리 잡고 잘되기 시작했는데 따라 만든 사진관 사진을 보면 참담한 기분이 든다"고 했습니다. 그는 "바깥 인테리어가 큰 경쟁이라고 생각했는데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도둑맞은 것"이라며 "이런 경우 법으로 보호받기 어렵다고 하더라"며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2월 경기 안산에서 영업을 시작한 A 사진관 대표는 "사진관을 위해 8월의 크리스마스에 등장했던 군산의 초원사진관을 10번도 넘게 가 봤고 옛날부터 아날로그 감성을 지난 사진관을 열고 싶었다"며 "고풍스러운 컨셉트의 사진관을 열기 위해 새마을 식당, 옛 분위기의 영화세트장 등을 다녔다. 거기서 본 것을 모티브로 삼아 만든 거라 연희동 사진관과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 4월 경북 경주에 문을 연 B 사진관 관계자는 "연희동 사진관 대표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복고 느낌을 살리다 보니 비슷한 느낌이 든 것뿐"이라며 "우리는 핀터레스트라는 전 세계적인 아이디어 카탈로그를 참조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사진 = 신인섭·전민규 기자, 글 = 전민규 기자 jeonm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