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세이브 류현진, "당분간 불펜투수 등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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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일 필라델피아전에서 변화무쌍한 변화구를 던지며 5와3분의1이닝 동안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직구 스피드는 시속 140㎞에 그쳤지만 느린 커브가 주효했다. [로스앤젤레스 AP=뉴시스]

류현진이 1일 필라델피아전에서 변화무쌍한 변화구를 던지며 5와3분의1이닝 동안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직구 스피드는 시속 140㎞에 그쳤지만 느린 커브가 주효했다. [로스앤젤레스 AP=뉴시스]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첫 세이브를 올린 류현진(30·LA 다저스)이 당분간 불펜투수로 활약하게 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홈 경기에서 6-3으로 앞선 6회 초 선발 마에다 겐타(29)를 구원 등판해 4이닝 동안 2피안타·2탈삼진·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저스가 7-3으로 승리를 했고, 류현진은 불펜투수로 보직이 바뀐 이후 첫 등판에서 자신의 첫 세이브까지 올렸다.

류현진의 이날 등판은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5일 "류현진을 롱릴리프(선발투수가 일찍 물러났을 때 긴 이닝을 던지는 구원투수)로 쓸지를 구단과 상의 중"이라고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여전희 류현진의 역할에 대해 논의 중이다. 보직 이동은 민감한 문제"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선발 마에다가 초반부터 흔들리자 4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며 등판을 준비했다. 이미 류현진과 논의를 마치고 보직 이동 결정을 내린 상태였던 것이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의 류현진의 다음 등판 일정에 대해 확답을 내리진 않았다. 다만 그는 "(오늘 경기처럼) 앞으로도 류현진은 불펜에서 등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류현진의 경기 준비 과정은 다른 투수들보다 더 복잡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류현진은 선발투수처럼 4일 이상 휴식을 취하며 등판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선발로 올라가기 전까지 이날 경기처럼 3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보조 선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어떤 투수라도 선발로 나서다 불펜으로 내려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못 던진 것도 있고, 선수가 구단의 결정을 거부할 수는 없다. 지금은 (불펜으로) 내려왔지만, 몇 게임 지나다면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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