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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가는 길] 넓어진 '수시 2학기' 지원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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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학 신입생 세 명 중 한 명을 뽑는 수시 2학기 모집이 9월에 시작된다. 이번 수시모집의 인원은 지난 학기 수시의 7배나 된다. 하지만 수능 시험이 두달 여 남짓 코앞으로 다가왔다. 무엇에 주력할 것인가.

수시 기회를 무시하고 수능에 매달릴 것인가, 아니면 가고 싶은 대학에 한 장이라도 원서를 낼 것인가. 수험생들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이다. 게다가 막상 수시모집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을 먹더라도 대학별 전형이 너무 복잡해 길을 찾기 어렵다.

어느 대학의 어떤 전형을 도전해야 유리한지 파악하기도 힘들다. 수험생들이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입시전문가들의 조언을 모아봤다.

◇시 지원 여부 결정=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 소속 안연근 교사(잠실여고)는 "내신성적에 비해 모의고사 석차가 항상 떨어지는 학생들은 수시모집에 응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때 내신성적과 모의고사의 비교 기준은 점수가 아니라 석차라는 게 安교사의 조언이다.

이때 내신성적이 좋더라도 수시모집으로 가고 싶은 대학의 내신성적 반영 방식에 맞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본다. 그래서 수시지원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면 정시와의 비교도 필요하다. 가고 싶은 대학.모집단위의 지난해 합격자 평균 수능 성적과 모의고사 성적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그런 다음 수시지원 가능 대학과 정시지원 가능 대학을 서로 비교해 본다. 정시 모집으로 합격 가능한 대학.학부 수준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의 대학.학부들을 골라낸다.

◇전형일정 선택=1차로 골라낸 대학.학부들의 전형 일정을 비교한다. 수능시험 실시일(11월 5일) 이전과 이후에 원서 접수를 마감하는 대학들을 나눠보는 것이다.

김영일 중앙학원 원장은 "수능일 이전에 마감하는 대학들은 사전에 지원 여부를 결정해두지 않으면 자칫 소중한 지원 기회를 놓쳐 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수능시험 전에 원서를 마감하는 대학들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1백11개 대, 수능시험 이후에 원서를 마감하는 대학들은 전북대.충남대.숭실대 등 58개 대다. 또 전형 유형에 따라 수능시험 전과 후로 분리해서 원서를 마감하는 대학들은 이화여대.한동대 등 9개대다.

수능시험에서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안고 있는 수험생들은 수시모집 전형 중 면접.구술고사를 수능시험 이후에 치르는 대학을 골라 지원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능시험 실패를 대비한 '보험 성격'의 수시모집지원 전략이다.

◇대학.학부 선택=일정을 비교해 걸러진 대학.학부의 세부 전형계획을 분석해야 한다. 합격.불합격에 영향을 미치는 각 전형 자료들의 실질 반영 비율을 비교하는 것이다.

대학에 따라 학생부의 영향력이 가장 큰 경우도 있고, 논술이나 심층면접 또는 전공적성 등 필기시험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경우도 있다.

이때 학생부 등 일반적인 전형 자료 외에 특별한 재능이나 수상 경력 소유자, 특정교과 과목 우수자, 학교장 추천 대상자 등 특별전형 지원 자격이 있는 수험생이라면 자신의 특성이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대학들을 선택해야 한다.

또 다단계로 사정하는 대학들이 있다면 사정비율을 잘 살펴봐야 한다. 모집정원과 대비한 1단계 사정비율이 높다면 1단계를 통과하기가 사정비율이 낮은 모집단위에 비해 쉬워진다. 이런 과정을 거쳐 승산이 있는 대학.학부를 선정해야 한다.

◇준비순서 결정=3개 이상의 대학에 원서를 내고 이들 모두를 준비하다 보면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합격 가능성이 큰 대학에 치중해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험생들은 하루에 몇 시간 씩을 면접.구술고사 등의 대비에 쓸지 결정해야 한다. 나머지 시간은 수능 대비에 써야 한다.

일선 고교 교사들은 "상당수 학생들이 수시모집에 원서를 낸 순간부터 마치 합격한 것처럼 착각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또 수시1학기 모집에 지원했던 학생들 중 상당수가 1학기 내신성적이 좋지 않다. 자기소개서, 면접구술고사에 시간을 쏟다 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1학기 수시모집에서도 경쟁률이 상당히 높았는데 수기 2학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수시에 지원하는 수험생도 그렇지 않은 수험생이나 마찬가지로 수능 준비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kanghj@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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