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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눈물' 김혜숙 이대 총장이 정유라에게 하고 싶은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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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숙 이화여대 총장이 정유라씨의 한국 송환이 결정된 25일 교수, 학생, 직원, 동문까지 참여한 첫 직선제 선거에서 신임 총장으로 선출됐다.

김혜숙 이화여대 신임 총장. [중앙포토]

김혜숙 이화여대 신임 총장. [중앙포토]

김 총장은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학생 9835명 중 9384명, 95.4%의 몰표 지지를 받은 데 대해 "감격보다 어깨가 무겁다"며 "작년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거쳤고 학교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고 학생들 자존심도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좀 딱해…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았으면"

아이러니하게도 이화여대 새 총장이 결정되던 날 덴마크에서 체포된 지 144일 만에 정유라씨의 한국 송환이 결정됐다.

김 총장은 이에 대해 "그 사람(정유라씨)으로 인해 다시 이대가 뒤집어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그 사람이 어차피 와서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니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 정의가 잘 확립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화여대 학생 신분이었던 사람이고 대한민국 젊은이 중 한 명인데 스승으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없냐'는 질문에 "어린 사람인데 안됐다"며 "자기 삶에 자기가 주인이 되지 못하고 어른들의 욕망 안에서 결국 자기 삶이 담보 잡혀 그렇게 돼버렸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어 "부모가 자식을 위한다고 한 일이 결국 자식을 망친 것이 되어버렸다. 앞으로는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며 "저는 그 학생이 어떤 면으로는 좀 딱하다"고 조언했다.

김 총장은 또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 출석해 학생들이 학교 측과 대립하다 경찰에게 끌려가는 동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린 것과 관련해 "고통받는 아이들이 당시에도 여전히 있었다"며 "그 비디오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자기네들끼리 '어떡해' 라고 주고받는 상황이 생각나서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마지막으로 젊은이들을 향해 "삶이 희망이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삶에는 무한한 단면이 있으니 그것들을 보면서 스스로의 어려움을 이겨나갔으면 좋겠다"며 "젊은이들, 좌절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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