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경질에, 한 달 전 쓰인 '김성근 탄핵결정문' 화제

중앙일보

입력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 전이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됐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1회초 선수들 타격을 지켜 보고 있다.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 전이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됐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1회초 선수들 타격을 지켜 보고 있다.

전날인 23일 프로야구 구단 한화이글스가 김성근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이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한 달 전 한 야구팬이 작성한 이른바 '김성근 탄핵결정문'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글은 김성근 감독이 경질되기 전인 지난 4월 7일 국내 온라인 야구 전문 커뮤니티에 게시된 것이다. 제목은 '김성근 탄핵결정문'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을 패러디한 것이다.

글은 "지금부터 2017 퀵훅 38 한화이글스 감독 김성근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진행경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로 시작한다. 헌재의 판결문과 비슷한 구조다.

특히, 김성근 감독에 한화이글스 팬들이 제기해온 이른바 '언론플레이' 논란, 경기 중 잦은 교체, 명품 가방 논란 등을 '탄핵사유'로 거론하면서도 해당 행위가 탄핵의 근거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압권이다. 마지막 탄핵사유로 쓰인 선수 혹사 부분에서 글쓴이는 "KBO리그의 ‘최상의 경기력을 팬들에게 보여준다’는 취지에 어긋나게 한 점이 매우 중하다 볼 수 있습니다"라며 탄핵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김성근 감독을 둘러싼 다양한 논란 중 선수를 혹사시킨 것이 가장 큰 잘못이라는 글쓴이의 의도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글쓴이는 "이 사건 소추 사유에 대한 피청구인의 언론기사를 보면 이러한 방만한 운영에 대한 개선의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선수 인권에 대한 수호 의지가 전혀 드러나지 않습니다"라며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팬들의 행복감이 압도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고 썼다.

이어서 글은 "이에 팬들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한화이글스 감독 김성근을 파면한다"로 맺어졌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글은 게시되고 한 달여가 넘게 지나 김성근 감독 경질 소식이 알려진 후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 한화 구단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성근 감독이 지난 21일 대전경기 후 구단과 코치들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 말까지 3년 계약이 돼 있지만, 만료 6개월을 남기고 팀을 떠나게 됐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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