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졌다고 덥썩 물지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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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최근 주가가 폭락과 반등을 반복하면서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 이른바 낙폭 과대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과 제약 등 주가가 큰폭으로 떨어졌던 업종들이 지난주 지수 반등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주가가 많이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사는 것은 위험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모든 낙폭 과대주가 투자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옥석을 가릴 줄 아는 눈을 강조했다.

기관의 움직임에 주목하라=최근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기관들은 주식형 펀드 내에서의 주식 비중, 특히 중소형주 비중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 펀드 가입자들이 대량 환매를 요구할 것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기관들이 시장을 주도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관들이 내다파는 종목들은 아무리 많이 떨어졌어도 다시 오르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기관이 판 종목들은 투자에 좀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투자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 내에서의 중소형주 투자비중은 시장 대비 여전히 높다"며 "주식 비중을 줄일 때는 당연히 중소형주부터 내다 팔고 자금이 들어오더라도 대형주 위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이 우선이다=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실적에 따라 주가가 갈리는 전형적인 실적장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낙폭 과대주 중에서도 실적이 투자의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최근 주가흐름은 낙폭 반등에 따른 주가 상승이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실적 변수가 더 컸다"며 "특히 외국인은 실적이 좋은 실적호전주 중심의 매매 동향이 뚜렷했다"고 말했다.

업종보다 종목을 봐라=코스닥 테마주들이 동반 상승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업종 내에서도 업체별.종목별 차별화가 뚜렷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리투자증권 오연구원은 "지난해 투자가 단순히 성장성에 대한 기대만으로도 가능했다면 올해는 실제 현금창출 능력이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투자신탁 이춘수 주식운용본부장도 "올해는 기업들의 진짜 실력을 (주가로) 확인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테마나 이슈에 따라가지 말고 개별 종목을 제대로 고르는 눈을 강조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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