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홍 특사와 접견 "조건 되면 평화 만들어 나갈 의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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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북한 문제와 관련 “지금은 압박과 제재 단계이지만 어떤 조건이 된다면 관여(engagement)를 통해서 평화를 만들어 나갈 의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단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전제를 달았다.

"대화 위한 대화 안해" 전제했지만 #'평화' 언급… 향후 대북 기조 주목 #맥매스터 보좌관과는 사드 논의도 #美 "절차상 논란 이해한다"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출처=백악관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출처=백악관홈페이지]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로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한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접견은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15분 간 이뤄졌다.

홍 특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북핵 문제를 푸는 데 있어 긴밀히 협조해 결과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평화’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태도에 따라 대북 압박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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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또 접견에서 “튼튼한 동맹과 결속력, 국제 공조를 통해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 특사는 전했다.
이날 홍 특사는 접견 초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계속 지원해주고 다음 달 정상회담을 하게 된 데 문 대통령이 감사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배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로 미국을 방문한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이 17일 오전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 김현동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로 미국을 방문한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이 17일 오전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 김현동 기자

홍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6월 한미 정상회담에 큰 기대감을 표했고 북한 제재와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말씀하셨다”며 “한국 사회의 문제, 북한 문제 등에 대해 평소 성격답게 활달하게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홍 특사는 한국 특사가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대통령을 따로 만난 것도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행운이었고 영광이었다”며 “대통령답게 솔직하고 행동하는 지도자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인상도 전했다.

이날 접견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는 거론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홍 특사는 맥매스터 보좌관과의 별도 면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간략히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비용 문제는 제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사드 배치 과정에서 국내에 절차상 논란이 있다는 얘기를 (맥매스터 보좌관에게) 했고 국회에서 논의할 필요성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홍 특사는 이어 “미국 측은 국내에 그런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이해한다고 했다”면서 “북핵 제재와 북한의 상황에 대해서도 (맥매스터와) 얘기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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