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의 전략적 모호성? 여당에 '까칠'하면서도 연정 가능성 열어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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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김동철 신임 원내대표(오른쪽)와 이용호 정책위의장. 김현동 기자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김동철 신임 원내대표(오른쪽)와 이용호 정책위의장. 김현동 기자

국민의당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4선의 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과 초선의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이 선출됐다. 16일 국회에서 진행된 1차투표는 대접전이었다. 김동철(원내대표 후보)-이용호(정책위의장 후보)조 14표, 김관영(재선·전북 군산)-이언주 의원 조 13표, 유성엽(3선·전북 정읍-고창)-박주현 의원 조 12표였다. 불과 1표 차씩이었다. 1, 2위가 치른 결선에서 김동철-이용호 조가 과반을 득표해 당선됐다. 과반을 확정된 뒤엔 개표를 중단했다.
재선의원 김관영의 '패기'보다는 비대위원장까지 지낸 김동철 의원의 '관록'이 결과적으로 먹힌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향후 당 대표 권한대행까지 겸임하며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 인선도 해야 한다.
그는 당선 인사에서 “문재인 정부는 지금 상당히 들떠있는 것 같다. 국민에게 보여주기식 행보만 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협조하겠지만 해선 안 될 일을 할 때는 국민의당이 앞장서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 일성은 문 대통령과 새정부 견제에 방점이 찍혔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아직 며칠밖에 안됐는데 문 대통령이 (국정현안을) 풀어가는 방식이 불안하게 느껴진다”고 까칠한 ‘야당본색’을 드러냈다. “미세먼지 대책이 필요하지만 일방적으로 국민에게 전기료 부담을 주면서 추진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야당과 협의하며 풀어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이 있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이 발표한 미세먼지 대책을 겨냥해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해서도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81만 개 공공부문 일자리 공약은 천문학적 정부 재정을 들여서하겠다는 것이고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일자리는 민간이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께 약속한 공약이라도 꼭 다 지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말도 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연정 문제에 대해선 “개별 의원을 접촉해 장관직 제안을 하는 것은 사이비 연정이고, 우리 국민의당을 분열시키려는 정치공작”이라며 “연정을 하려면 당 대 당 연정협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을 닫아놓지는 않았다.
  오히려 바른정당과의 합당론에 대해선 “잘못하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무슨 재를 뿌리는 것처럼 느끼는 국민들이 많을 수 있어 지금은 전혀 합당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선을 확실히 그었다.
 다만 “남북관계는 입장에 차이가 있지만 경제 현안들에 대해선 정책연대가 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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