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스승의날 고등학교 은사께 전화했다 야단 맞은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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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경남고 은사 이희문(84)씨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문 대통령이 자신의 고교 19년 선배이자 생물 선생님이었던 이씨와 전화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청와대는 "(이씨에게) 비서진을 통해 대통령과 전화연결을 하려 했으나 선생님이 한사코 통화를 원치 않으셔서 결국 문 대통령이 직접 개인 휴대폰으로 전화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통화가 연결된 후에도 "공무에 바쁜 대통령이 왜 전화를 하느냐"며 문 대통령을 야단쳤다고 한다.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지도자로서의) 당부 말씀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이씨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인연이 있는 사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당시 봄소풍을 해운대 미포로 갔는데 문 대통령이 친구들과 선생님 감시를 피해 술을 마시다 한 친구가 만취해 정신을 잃게된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이씨에게 찾아가 "술을 마셨는데 친구 아무개가 실신을 했다. 병원에 데려가야할 듯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씨의 허락을 맡은 뒤 친구를 해운대 병원으로 이동시켰고, 이후 이씨는 문 대통령을 볼 때마다 '문재인이, 막걸리나 한잔 할까'라고 농을 건네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단원고 교사 故 김초원씨의 부친 김성욱씨와도 통화했다. 김씨는 대통령에게 세월호 기간제 교사의 순직 처리에 대해 감사 인사를 표시했고, 문 대통령은 이에 "우리가 감사 받을 일이 아니다.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제도를 바꿔 정규직이든 기간제든 공직 수행 중 사고가 나면 순직처리를 꼭 해야 한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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