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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생태통로, 제일 단골인 동물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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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에서 생태통로를 지나다 무인카메라에 찍힌 고라니.[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에서 생태통로를 지나다 무인카메라에 찍힌 고라니.[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성큼성큼 걸어가는 반달가슴곰,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며 지나가는 고라니, 새끼들을 데리고 가는 멧돼지 대가족, 개구쟁이같이 분주하게 벽면을 오르내리는 다람쥐…. 국립공원 내 생태통로에서 관찰된 다양한 야생동물 모습이다. 생태통로란 도로로 단절된 사이를 야생동물이 오가다 자동차에 희생(로드킬)되지 않도록 설치한 통로다.

국립공원관리공단(공단)은 14일 전국 국립공원에서 야생동물들이 지난해 지리산 시암재 등 생태통로를 이용한 횟수가 4년 전인 2012년의 3.1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무인센서 카메라와 족적판(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는 모래판)을 이용했다.

야간에 생태통로를 지나다 무인카메라에 잡힌 노루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야간에 생태통로를 지나다 무인카메라에 잡힌 노루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조사 결과, 생태통로를 이용한 동물은 고라니·노루·반달가슴곰·멧돼지·수달·산양·다람쥐·매·개구리 등 모두 60종이었다. 2012년에는 생태통로 8곳을 28종의 야생동물이 총 1307회, 1곳당 평균 163회 지나갔다. 지난해엔 12곳에서 37종이 총 6061회, 1곳당 평균 505회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태통로를 이용하는 담비의 모습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생태통로를 이용하는 담비의 모습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생태통로를 이용한 동물 중에선 포유류가 1만5002회로 96.4%를 차지했다. 포유류 중에서는 고라니가 5247회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조류가 541회(3.5%), 양서파충류가 25회(0.1%)였다.
생태통로는 도로 아래 터널식으로 만들거나 도로 위를 지나는 육교형으로 나뉜다. 이번에 조사한 12개 생태통로가 있는 곳은 지리산 시암재와 정령치(2곳), 계룡산 민목재, 설악산 한계령, 속리산 밤치재와 버리미기재, 덕유산 신풍령, 오대산 진고개와 월정사, 월악산 지름재, 소백산 죽령 등이다.

소형동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한 도로옹벽 탈출시설을 파충류인 유혈목이가 이용하고 있다.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소형동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한 도로옹벽 탈출시설을 파충류인 유혈목이가 이용하고 있다.[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에선 뱀·족제비 등 작은 동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도로옹벽에 탈출 시설도 설치한다. 여덟 팔(八)자 모양의 나무 통로다. 소형동물이 오르기 쉽게 경사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었다.
공단 자연보전처 남성열 부장은 “생태통로 안에는 동물들이 염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미네랄 블록’을 비치해 야생동물이 적극 생태통로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국립공원 내에서도 도로로 인해 생태계가 단절된 곳이 많아 앞으로도 더 많은 생태통로를 설치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무인카메라, 발자국 찍는 모래판으로 조사 #반달곰·멧돼지·다람쥐·개구리 60종 통행 확인 #포유류 1만5002회 중 노루가 5247회로 최다 #최근 4년간 이용횟수 3.배 늘며 로드킬 예방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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