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오는 길에 베를린도 꼭!” 文에 특별 호의 보인 메르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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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방문을 초청하며 각별한 호의를 보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12일 오후 5시30분부터 약 15분 동안 전화통화를 했다. 메르켈 총리는 7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베를린을 먼저 방문해달라”고 초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하며 “외교경로를 통해 방문 문제를 협의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답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두 정상이 함부르크에서 만날 기회가 충분히 있는데도 굳이 베를린으로 양자방문을 해달라고 따로 초청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로, 독일 측이 문 대통령에게 특별한 호의를 보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의 탁월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독일이 금융위기, 난민문제, 브렉시트 등 유럽연합(EU) 내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을 인상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은 유럽 국가 중 한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일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이라며 “두 나라가 중소기업, ICT 분야, 4차 산업 등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7월 G20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의 중요성과 기후변화와 관련된 파리협정의 이행 등 다방면에서 컨센서스를 도출하는 데 메르켈 총리가 리더십을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통일 문제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이 이란 핵문제 해결에 결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처럼 북한 핵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독일이 많은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함께(P5+1) 적극적으로 이란 핵협상을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독일은 분단의 비극과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국가”라면서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적 지지와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는 데 있어 독일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며 “정말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대한민국에서 다시 안정된 국정이 가능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북정책을 비롯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지혜·위문희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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