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서 폭발한 휴대용 선풍기는 중국산 짝퉁?

중앙일보

입력

10일 경기도 파주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폭발한 중국산 휴대용 선풍기. [사진 경기도재난안전본부]

10일 경기도 파주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폭발한 중국산 휴대용 선풍기. [사진 경기도재난안전본부]

경기도 파주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폭발한 휴대용 선풍기는 현재 중국 S기술사의 제품을 모방한 유사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10일 파주소방서와 파주 A초등학교에 따르면 이날 2교시 수업이 끝난 오전 10시40분쯤 B군(11)의 휴대용 선풍기 손잡이에서 갑자기 ‘타다닥’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었다. 이후 손잡이 속 배터리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했다.

中 S기술사 FAN 제품 짝퉁 추정 #제조사 표시 없고 판매처 조사 중 #병원 진료 학생 13명 모두 귀가

이번 폭발로 같은 박 학생 2명이 다리 등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고, 11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다행히 이상이 없어 모두 퇴원했다.

폭발한 휴대용 선풍기는 현재 중국 S기술사 정품 제품(Fan-XXX)의 유사품으로 보인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정면에 시원함을 주는 눈 결정 스티커가 붙어 있고 손잡이가 달린 제품 디자인, 풍향 조절 버튼 위치 등이 거의 동일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유사품에는 제대로 된 제품명이 표시돼 있지 않다. 후면에 영문으로 이온 배터리 팬(Ion-Battery Fan) 정도의 정보만 담겨 있다고 한다. 제조·판매사 정보도 불분명하다. 이 때문에 통상 제품 화재 시 제조사에 배상 책임을 묻는 절차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판매처도 현재 오리무중이다. 폭발한 휴대용 선풍기 소유주인 B군이 “할머니에게 선물 받았다”고 학교에 말했는데 할머니가 어떻게 이 선풍기를 손에 넣게 됐는 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파주소방서 관계자는 “폭발 원인은 보다 더 조사해봐야 한다.제조·판매사 정보가 제품에 표시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여름을 앞두고 휴대용 선풍기를 구입할 때 정품 여부를 더 꼼꼼하게 따져보라고 권하고 있다.

파주=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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