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대통령, 국민을 받드는 대통령 돼 달라" 문재인 고향주민의 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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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에게 존경받는 대통령 동서 화합의 대통령이 되길 바랍니다.”

권민호 거제시장(오른쪽 둘째)이 9일 오후 문 후보의 고향마을인 남정마을을 찾아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위성욱 기자 

권민호 거제시장(오른쪽 둘째)이 9일 오후 문 후보의 고향마을인 남정마을을 찾아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있다. 위성욱 기자

9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 유력 소식을 듣고 경남 거제시 명진리 남정마을을 찾은 권민호 거제시장은 “거제에서 2명의 대통령이 태어나 영광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시장은 “거제는 조선 산업 침체로 시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는데 오늘 문재인 후보가 사실상 대통령에 당선돼 큰 희망과 용기를 줬다”며 “앞으로 문 후보가 국론분열을 치유하고 대한민국을 올바르게 세우고 발전시켜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9일 문재인 후보 고향 마을에 당선 축하객 줄이어 방문 #마을 주민들 밤 늦게 장구 장단에 노래 부르고 춤추기도 #

이날 남정마을에는 권 시장 외에 문재인 후보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잇따라 찾아와 기쁨을 나눴다. 문 후보와 어린 시절 남정마을에서 같이 자란 신해진(65·울산시 북구) 씨는 이날 오후 고향사람과 함께 개표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남정마을을 찾아왔다. 신씨는 “어릴 적 추운 겨울에 문 후보와 생가 인근 양지바른 곳에 함께 앉아 있었는데 문 후보 아버지가 먹을 것을 줘 함께 나눠 먹었던 기억이 난다”면서 “그 때는 억수로 못살아서 결핵도 많이 걸렸는데 문 후보 아버지가 뱀 구워서 나랑 재인이한테 먹이고 했던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신씨는 “그동안 많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실망을 줬는데 문 후보는 존경받고 국민과 함께 하는 대통령이 돼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울산에 사는 문재인 후보의 친구 신해진(65)씨가 남정마을을 찾아 고향에서 있었던 문 후보와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울산에 사는 문재인 후보의 친구 신해진(65)씨가 남정마을을 찾아 고향에서 있었던 문 후보와의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거제시 장승포동에서 한의원을 하는 문 후보의 친구 엄수훈(65)씨도 이날 남정마을을 찾아왔다. 엄 후보는 “문 후보를 처음 만난 게 72년쯤 경희대 캠퍼스 근처에 있는 하숙집이었다”며 “알고 보니 부모님이 흥남철수 때 우리처럼 같이 피난했고, 경남 중·고교는 물론 경희대까지 재수해서 입학한 게 같아 그 때부터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는 혼자 기보를 보면서 바둑을 연구하고, 당구나 탁구도 잘 칠 정도로 다재다능한 친구였다”며 “이번에 50% 이상 넘게 득표 했으면 좋았는데 조금 아쉽다. 그래도 1대4 구도였으니까 섭섭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가 국민을 잘 받드는 대통령,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돼 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남정마을에는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문 후보가 1위를 한 것으로 나오자 취재진과 외부 방문객들에게 떡과 국밥 등을 제공했다. 또 밤 늦도록 삼삼오오 모여 문 후보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좋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랬다. 일부 주민들은 장구 장단에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문 후보 당선을 자축했다. 마을 주민들은 “문 후보가 우리나라를 대대손손 잘 살 수 있게 해주시고 국민과 소통하며 사랑받는 대통령이 돼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정마을 주민들이 9일 문 후보 당선이 유력하다는 소식을 듣고 장구 장단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다. 위성욱 기자 

남정마을 주민들이 9일 문 후보 당선이 유력하다는 소식을 듣고 장구 장단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춤을 추고 있다. 위성욱 기자

거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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