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달러 투자하고 미국에 오라”…쿠슈너 누나 중국서 ‘비자 장사’ 구설

중앙일보

입력

재러드 쿠슈너(왼쪽)와 친누나 니콜 쿠슈너. [CNN 캡처]

재러드 쿠슈너(왼쪽)와 친누나 니콜 쿠슈너. [CNN 캡처]

“50만 달러 투자하고 미국으로 이민 오세요”

재러드 쿠슈너의 친누이 니콜 #투자설명회에서 “동생 백악관 근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일가가 중국에서 ‘비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CNN 등에 따르면 쿠슈너 선임고문의 누나인 니콜 쿠슈너가 이날 중국 베이징 리츠칼튼호텔에서 대대적인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니콜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연단에 나와 “(쿠슈너의 가족기업인) 쿠슈너 컴퍼니즈의 ‘뉴저지 부동산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미국 투자이민비자(EB-5)를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EB-5 비자는 외국인이 미국에 50만 달러(약 5억 7000만원)를 투자하면 미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때문에 중국 부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EB-5 비자는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와 쿠슈너 일가가 유용하게 써먹었던 제도라고 CNN은 전했다. EB-5 비자를 미끼 삼아 돈 많은 외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투자를 유도해 큰 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후 외국인들의 미국 이민에 제동을 걸고 있다.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외국인에 대한 비자심사를 까다롭게 바꾸고 있다. 미 의회도 공화ㆍ민주 양당 모두 EB-5 비자 발급조건을 까다롭게 하려고 준비 중이다. 투자액을 기존 50만 달러에서 135만 달러(약 15억3000만원)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 컴퍼니즈의 중국 투자설명회 홍보책자. [CNN]

쿠슈너 컴퍼니즈의 중국 투자설명회 홍보책자. [CNN]

이런 시점에서 니콜이 중국 투자설명회를 연 것은 EB-5 비자 심사가 강화되기 전에 쿠슈너 컴퍼니즈에 서둘러 투자하라는 마케팅인 셈이다.

니콜은 “내 동생 쿠슈너는 2008년부터 회사를 맡아오다 최근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말도 했다. 쿠슈너가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쿠슈너는 백악관에 들어가면서 쿠슈너 컴퍼니즈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 바 있다. 쿠슈너 변호사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쿠슈너 선임고문은 가족기업이 하는 일에서 이미 손을 뗐다”며 “EB-5 비자 관련 일에도 쿠슈너 선임고문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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