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다다』 주연 한지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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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년전 영화 『길소뜸』이 개봉되었을때 영화계는 배우 한지일의 「변신」에 주목했었다. 그전까지는 대부분 수준낮은 멜러물에서 평범한 연기를 해오던 그가 돌연 개성있는 열연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길소뜸』에서 그때까지의 예명 한소룡을 한지일로 바꾼만큼이나 크게 이미지를 쇄신했다.
그 한지일이 다시 2년만에 임권택감독과 손잡고 신작 『아다다』의 주연「영환」역을 맡아 새로운 각오로 덤벼들고 있다. 『보통영화는 한가지 성격의 역할을 해내면 되지만 「아다다」에서는 3가지의 변화있는 개성을 표출해야 합니다. 벙어리 아내를 사랑하는 착한 남편역, 기생치맛속에 휩싸이는 타락한 남편역, 아내를 학대하는 못된 남편역등. 힘은 들지만 제 연기능력을 저울질 할수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비장한 표정으로 이번 작품에 스스로 승부를 걸고있다고 밝힌다.
『아다다』는 임권택감독이 내년도 칸영화제등 국제무대를 겨냥해 만드는 야심작.
계용묵의 원작소설을 새롭게 해석, 재구성한다.
지난8월 촬영을 시작, 그동안 경남 거창·전남영암등지에서 로케했으며 이달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지일은 지난 72년 『바람아 구름아』로 데뷔, 78년 『경찰관』으로 대종상신인상을, 이듬해 『물도리동』으로 아시아·태평양 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는등 크게 성장할 재목으로 손꼽혔었다.
그러나 한때 미국이민과 스캔들 때문에 몇차례 공백을 겪으면서 정상의 주변만 맴돌았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아다다」는 틀림없이 훌륭한 작품이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그는 연기생활 15년만에 정말 좋은 역을 맡아 전력투구하고 있다며 새로운 의욕을 보인다.
3년전 한때 파경직전까지 이르렀던 부인도 그후 아동패션점을 경영하며 그를 적극 뒷바라지 하는등 가정의 화목도 되찾았다.
한지일이 정말 큰 배우로 재기할수 있을지는 『아다다』의 성공여부에 달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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