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란 낙인 효과 만들어"...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 훼손한 30대 기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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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을 훼손한 3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오현철)는 지난해 12월 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에 있는 박 전 대통령 흉상을 망치로 수차례 내려치고 붉은 스프레이를 칠한 최모(32)씨를 특수 손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최씨는 범행 당시 흉상을 받치는 1.8m 높이 기둥에 스프레이로 ‘철거하라’, ‘5ㆍ16혁명 발상지’라는 등의 문구를 썼다. 이후 망치를 들고 흉상을 수차례 내려졌다고 한다.

최씨는 검찰에 송치되기 전 경찰 조사에서 “흉상이 세워진 자리가 5ㆍ16혁명 발상지라는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공원은 1961년 박 전 대통령이 5.16 군사정변을 모의했던 수도방위사령부가 있던 자리다.

최씨는 범행 직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박정희 흉상 철거 선언문’이란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자신이 흉상을 훼손했음을 밝히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한국 사회에 ‘빨갱이’라는 낙인효과를 만들어낸 악인”이라는 식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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