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마스터카드 양강 구도 깬다 …中 유니온페이의 야심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카드사 유니온페이 로고.

중국의 카드사 유니온페이 로고.

중국의 카드사 유니온페이가 동남아에서 시장을 확대하면서 비자·마스터카드의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내고 있다.

설립 15년 만에 결제액 기준 세계 최대로 #중국인 고객에 편중된 한계 극복 위해 #미얀마 등 동남아 시장 공략에 적극적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유니온페이가 신흥 국가 국민들의 첫 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얀마다. 지난 2월 ‘미얀마 결제 연합(MPU)’은 유니온페이 칩카드 표준을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얀마인들은 유니온페이와 제휴한 현지 은행 카드를 전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FT에 따르면 미얀마의 신용카드 이용자는 전체 인구 5300만 명의 2%에 불과하다.

유니온페이는 최근 이처럼 무한한 잠재성을 가진 나라를 대상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DR콩코의 현지 은행이 이미 유니온페이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금융 컨설팅기업 셀렌트의 수석 부사장 닐 카트코프는 “비자와 마스터만이 경쟁하던 시장에 대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리테일뱅킹리서치(RBR) 보고서에 따르면 15년 새 유니온페이는 거래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카드사가 됐다. 2015년 결제액은 21조 6000억 달러(약 2경 4468조원)로 전 세계 결제시장의 37%를 차지했다.

유니온페이는 2002년 중국 은행들이 연합해 설립했다. 이후 중국 당국의 해외 카드사 진출 금지 정책과 중국인의 구매력 상승 덕에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부유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시작하면서 유럽의 명품 매장부터 가맹점에 합류했다. 지금은 가맹점 수가 160개국 4100만 개에 이른다.

그러나 성장 기반이 중국인에 한정됐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중국 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덩치를 키웠을 뿐, 세계 시장 경쟁력은 여전히 비자·마스터카드에 뒤진다는 것이다. FT는 중국 시장을 제외했을 때 유니온페이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0.5%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비자는 50%, 마스터카드는 31%다.

세계무역기구(WTO)는 2012년 외국 신용카드사에 대한 영업 금지가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정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해에야 신용카드 시장을 개방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Bain & Co) 베이징 사무소의 알프레드 샹은 “유니온페이가 세계 수준에서 경쟁하려면 국제 기준도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온페이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5년간 싱가포르·일본 등 선진국을 포함한 40개국에서 6800만장 넘는 카드를 발급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