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드러났다" 비문3당 문재인 맹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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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공개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의 북측 통지문이 대선 정국의 이슈로 부상했다. 21일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일제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거짓말이 드러났다”며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21일 관훈토론회에서 발언 중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김성룡 기자

21일 관훈토론회에서 발언 중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김성룡 기자

홍준표 후보가 가장 강도높은 비판에 나섰다. 그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송 전 장관이 청와대 메모 서류를 제시해 문 후보가 거짓말을 크게 한 게 밝혀졌다”며 “거짓말을 한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도자의 거짓말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 닉슨이 결국 거짓말에 거짓말을 하다 쫓겨난 게 아니냐”며 “국민들은 거짓말을 하는 후보,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하지 않는 후보에게 국군통수권을 맡길 수 있을지 상당히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준길 선대위 대변인은 “TV토론에서 거짓말을 한 문 후보를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인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강정현 기자

지난 1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인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강정현 기자

유승민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는 지난 19일 후보토론회에서 북한에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송 전 장관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국정원이 북한에 입장을 물어보고 그 답변을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이 받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이라며 “이 부분은 대선 후보의 정직성에 관한 부분이기 때문에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상욱 선대위 대변인단장도 “2007년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는 당시 남북 핫라인을 통해 인권결의안에 대한 북한 의견을 물어봤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정직하지 않은 대통령은 북핵보다 더 위험하다”고 비난했다. 홍·유 후보는 이번 파문이 보수진영 결집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1일 대선후보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왼쪽은 편집인협회장인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 박종근 기자

21일 대선후보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왼쪽은 편집인협회장인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 박종근 기자

안철수 후보는 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 “북한 김정은과 대화하는 국면에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이 제출되면 찬성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당연히 찬성해야 한다.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2007년 노무현 정부의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을 비판하면서 간접적으로 문 후보와 각을 세웠다.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은 “왜 문 후보는 모든 사실을 일단 부인하고 변명하는 일을 되풀이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이것은 색깔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경진 당 수석대변인은 “송 전 장관이나 문 후보 두 사람 중 하나는 명백한 거짓말을 하는 것인데 당시 제반 상황을 종합해보면 문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거짓말 후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 신속하게 국민에게 거짓말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안 후보측은 문 후보의 ‘거짓말’은 철저히 문제삼되 이 논쟁이 ‘이념 공방’으로 확대되지 않게 수위 조절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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