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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지지선언한 동교동계·상도동계 누구? '50년 동지이자 라이벌'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마포 한 카페에서 '상도동계'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회동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문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오종택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마포 한 카페에서 '상도동계'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회동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문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오종택 기자

文 지지선언한 동교동계·상도동계 누구? '50년 동지이자 라이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9일 상도동계와 동교동계 일부 인사들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상도동계에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심복'이라 불렸던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YS의 차남인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 등이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동교동계에선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부친인 장재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 원로 13명이 합류했다.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는 각각 YS와 김대중 대통령(DJ)과 뜻을 같이하던 정치인을 통칭하는 말이다. 두 전직 대통령은 1950년대 민주당 창당에 참여하며 30대 시절부터 민주당 차세대 기수로 성장한 인물로 서로 반평생을 '민주화 동지이자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다. 두 사람은 박정희 유신 정권과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내내 탄압을 받으면서도 민주화와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치는 등 오랜 경쟁 혹은 유대 관계를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YS와 DJ와 함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각각 두 전 대통령이 살던 집 위치를 뜻하는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로 부른 것이다. 당시만 해도 국회나 당사가 아닌 당 총재의 자택에서 정치인들이 모여 아침 회의를 하거나 정국을 논하는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김대중 제 15대 대한민국 대통령(왼쪽), 김영삼 제 14대 대통령(오른쪽)

김대중 제 15대 대한민국 대통령(왼쪽), 김영삼 제 14대 대통령(오른쪽)

 1971년 대선 후보 경선에 YS와 DJ가 출마한 것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주요 정치 일정에서 늘 경쟁자로 마주친 탓에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는 오랜 경쟁자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직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직접 병문안을 한 뒤 화해하면서 이후 동교동계와 상도동계 정치인들 역시 화합의 분위기를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2009년 11월 DJ 서거 101일째 되던 날 1987년 양김이 갈라선 뒤 22년만에 YS가 상도동계와 동교동계 인사를 모두 모아 "민주화 동지들이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화합하자"고 선언한 게 대표적 사례다.

이후 2015년 11월 YS가 서거하자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는 YS 장례식에 '공동 상주'를 맡기도 했다.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는 YS 서거일인 매월 22일 '통합과 화합'을 위한 정기 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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