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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요동치는 중국 부동산…1990년 도쿄보다 뜨겁다

중앙일보

입력

베이징 왕징의 아파트 단지. [중앙포토]

베이징 왕징의 아파트 단지. [중앙포토]

주춤하던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8일 주요 70개 도시 중 62곳의 신규주택 가격이 3월 들어 상승했다고 밝혔다. 가격이 오른 도시는 전월과 비교해 6곳 늘었다. 신규주택의 매매금액은 총 1조 위안(약 165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 증가했고, 신규주택 가격도 11.3% 상승했다.

3월 신규주택가격, 70개 도시 중 62곳 올라 #증시 부진 등으로 길 잃은 자금 부동산으로 몰려 #선전 집값, 샐러리맨 연봉의 36배 #슝안 특구 개발 등 2선 도시로도 확산 조짐

부동산 경기가 다시 치고 오른 것은 역시 돈의 힘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내수경기 부양과 바오류(保六·6%대 성장) 달성을 위해 2015년부터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함께 끌어내리고 있다. 그러나 불패신화를 써온 증시가 부진하면서 투자처를 잃었던 155조 위안(약 2경5686조원, 2016년 말 기준)의 돈이 부동산으로 다시 몰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로의 자본 유출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 해외 투자를 제한한 것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직장인이 집을 사려면 몇년간의 소득이 필요한지를 측정하는 연수입배율은 베이징 20배, 상하이 25배, 선전 36배에 달한다. 부동산 버블이 극도로 부풀었던 1990년 도쿄의 18배보다도 높다. 베이징 중심가의 주택 가격은 ㎡당 15만~20만 위안(약 2484만~3312만원)에 달한다.

상하이(上海) 푸동(浦東) 지구에 위치한 둥팡밍주(東方明珠) 앞에서 대형 크레인이 철조물을 운반하는 모습. [중앙포토]

상하이(上海) 푸동(浦東) 지구에 위치한 둥팡밍주(東方明珠) 앞에서 대형 크레인이 철조물을 운반하는 모습. [중앙포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시중자금이 끊임없이 불어나고 있으며, 돈이 해외로 뻗지 못하고 국내 부동산에 투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달 1~5년간 전매제한 조치를 도입하고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30~50%로 제한하는 등의 규제를 도입했으나 현재로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 인근의 슝안(雄安) 특구 부동산 값이 이달 들어 2배 이상 오르는 등 부동산 시장의 과열 조짐은 2선 도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의 신도시 건설 계획은 마치 금광이 분출한 것과 같다”며 “아파트를 사기 위해 현금으로 가득 찬 트렁크를 짊어진 베이징 사람들이 슝안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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