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北, 시리아에 보인 트럼프의 결의 시험치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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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7일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 2주 동안 택한 우리 행동에 의해 전세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힘과 결의(strength and resolve)를 지켜봤다"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시험하거나 이 지역에 있는 미군의 힘을 시험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한 이틀째인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함께 단상에 선 펜스 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철갑같이 공고하고(ironclad) 절대 변치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서 우리 한미동맹은 더욱 강해질 것이고, 우리 양국과 아·태지역은 더 안전할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밝혀 온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입장대로, 북한이 핵실험 등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을 경우 대북 군사옵션도 행동에 옮길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행정부 2인자의 육성을 통해 북한에 단도직입적인 경고 메시지를 날린 셈"이라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 "우리는 동맹을 위해 계속 방어적 조치인 사드 배치를 추진할 것"이라며 "한국의 안보를 위해 포괄적 대응능력 세트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한국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라며 “미국은 여러분과 100% 함께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미국은 3만7500명의 주한미군과 함께 자유의 경계선(frontier of freedom)에서 양국민 파트너십을 통해 함께할 것"이라며 "한·미동맹은 한반도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전의 린치핀(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이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다가오는 한국의 선거 결과가 어떻든 한국의 안전과 안보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펜스 부통령과 황 대행과의 면담 및 업무오찬에서 미 측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확정한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오찬에 앞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펜스 부통령은 대중국 압박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도울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고 중국이 좀 더 많은 것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북한산 석탄 반환 ▶베이징-평양 간 항공 노선 폐쇄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점을 밝힌 셈이다. 펜스 부통령은 18일 주한미상공회의소에서 경제인들과의 만남과 연설 등 일정을 마친 뒤 두번째 순방국인 일본으로 출국한다.

유지혜·박성훈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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