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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나타났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27호 19면

15일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해가면서 한국 경제는 한숨을 돌렸다. 미국은 20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흑자,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 초과, 연간 GDP의 2%가 넘는 달러 매수 등 3가지 기준으로 환율조작 여부를 평가한다. 한국은 지난해 무역흑자가 277억 달러로 GDP의 7%에 달했으나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기 위해 달러를 팔지는 않은 것으로 인정돼 환율조작국 지정을 면했다.

하지만 정부의 공공연한 구두개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2월 19일 달러 값이 장중 1230원까지 급등하자 당국은 “변동성이 과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진화했다. 올 2월에도 엔화 값이 100엔당 900원대로 하락하자 곧바로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예의 주시하겠다”고 발언했다. 환율이 급등락할 경우 정부가 나서서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너무 잦은 개입이다. 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정부가 나선다면 진짜 위기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렵다. 트럼프 정부의 눈치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서라도 당국의 개입은 최소화하는 것이 맞다.

[Devil’s Advocate] 악마의 대변인. 가톨릭에서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인물의 행적과 품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논리학이나 정치학에서는 논의의 활성화와 집단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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