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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남발 춤추는 전국땅값|잇단 "선심"에 원정투기 극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선거철 잇달아 터지는 선심개발공약에 전국의 땅값이 덩달아 춤을 춘다.
「중앙고속도로건설」공약에 경북내륙지방 야산값이 10∼20배나 치솟고 「광주행정구역확대」에 평당 5만∼6만원이던 자연녹지가 10만∼15만원으로 2∼3배나 올랐으며 「대불공단조성」계획에 임야값이 금방 2배나 뛰었다.
「동서고속전철계획」으로 평당 50만원이던 지방도시 땅값이 1백50만원까지 뛰었고 「서해안종합개발계획」은 평당8천원짜리 자연녹지를 1만5천원으로 끌어올렸다.
더우기 서울의 복부인등 투기꾼들까지 현지에 몰려 마구잡이로 땅을 사들이는 바람에 하루가 다르게 값이 치솟고 있다.
정부·여당이 최근 공식발표한 대규모 개발계획만해도▲서해안종합개발계획▲동서고속전철▲광주직할시의행정구역확대▲대전직할시승격▲목포 대불간척지의 공업단지화▲영산강종합개발3단계사업착공▲제주도종합개발계획▲수도권 순환고속도로건설▲속초국제비행장건설과 동해안고속도로건설▲중앙고속도로건설등 10여가지에 이르며 11일에도 군산·장정의 대중공전진기지화 계획이 발표됐다.
전문가들은 낙후지역개발이야 나쁠리 없지만 무더기로 쏟아지는 대규모 개발계획의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자칫 부동산투기조장으로 나라경제에 주름살이 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동해안=동서고속전철건설계획발표후 전철경유 예정지로 알려진 강릉시교동버스터미널이전 후보지역부근은 평당50만∼80만원에서 2배가 넘는 1백50여만원으로 뛰었고 그나마 매물이 없어 값이 계속 오를 전망.
강릉시교동 금호부동산 대표 김찬중씨(62)는 『고속전철 개설계획 발표로 지역경기의 호황이 기대되는데다 선거를 앞두고 인플레 요인까지 겹쳐 땅값이 계속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또·속초·삼척·명주등 동해안해수욕장 일대에는 서울투자가들이 몰려 임야·토지등을 마구 사들여 투기붐이 일고 있다.
◇경북내륙=대구∼춘천간 중앙고속도로 건설계획이 발표되자 고속도로 통과 예정지인 경북군위군일대에는 서울등 대도시 투기꾼들이 몰려와 종전에 평당50원 안팎이던 부근 야산을 10∼20배나 뛴 평당 5백∼1천원씩의 높은 가격으로 한꺼번에 3∼10정보씩 마구잡이로 사들이고 있다.
군위군내에서는 최근 이같은 시세로 87필지 6백2정보의 야산이 팔렸으며 고속도로와 거리가 먼 군내 오지야산들까지 투기꾼들이 몰려들고 있다.
군성군군성읍 부동산업자 김인수씨(70)는 『최근 서울등 대도시 투기꾼들이 2∼3명씩 몰려와 산주를 직접 찾아다니며 야산을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다』며『산은 주민등록이나 직영증명없이도 소유권이전이 가능해 투기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일대=10일 발표된 서해안종합개발계획중 대규모 산업기지로 조성될 군산의 경우 나운동 도로변땅값은 지난해 평당 35만∼40만원 하던것이 70만∼1백만원으로 껑충 뛰었으며 올봄까지 평당 4만5천원 이하로 묶여있던 삼학동 제4토지구획정리지구는 12만원으로 올랐다.
◇송정·광산=광주직할시행정구역 확대계획이 발표된 지난달 8일이후 광주시편입대상인 광산·송정일대는 땅값이 평균 2배이상 올랐다.
직할시편입으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광산군 하남공단4거리 주택단지 주변엔 복덕방이 즐비하게 늘어서면서 땅값이 평당 13만5천원에서 25만원으로 뛰었으나 매물이 없어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
◇제주=지난6일 거규헌교통부장관이 성산포 해양관광단지 및 남제주군 남원지구의 개발계획과 콘더미니엄 건축규제를 푼다고 발표한 직후부터 관광개발대상지인 중문·성산포·표선지역의 부동산값이 큰폭으로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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