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집중하는 유승민…“보수 대표는 저밖에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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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냉랭해진 대구ㆍ경북(TK)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 후보가 11일에도 TK를 찾았다. 지난달 28일 후보로 선출된 이후 벌써 엿새째 TK에 집중하고 있다. 바른정당 창당 이후 처음 치러지는 4ㆍ12 재ㆍ보궐선거를 지원하는 측면도 있지만 TK에서조차 잘 뜨지 않고 있는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공을 들이는 측면도 크다. 부친에 이어 대구(동을)를 지역구로 뒀고, 스스로도 ‘TK의 적자(嫡子)’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박 전 대통령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라는 공격을 받고 있는 까닭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 후보 [사진 유승민 후보 캠프]

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 후보 [사진 유승민 후보 캠프]

유 후보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대구 반야월시장과 달서구를 돈 뒤 오후 늦게 상주시를 찾았다. 유 후보는 반야월시장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허리 숙여 인사하고 나이가 많은 상인은 두 손을 맞잡거나 어깨에 손을 올려 친근감을 표시하곤 했다.

유 후보는 기자들에게 “그동안 TK 시ㆍ도민들이 탄핵 때문에 제일 방황을 하셨다”며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을 안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더 많이 제 진심을 알릴 수 있도록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배신자’ 프레임에 고전하고 있는 데 대해선 “투표는 5월 9일이고, 여론조사는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며 “대구ㆍ경북에서 누구를 보수 대표로 생각하느냐, 그 선택을 결국 마지막에 할 것이고 보수 대표는 저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 선거가 진보 후보 두 사람의 선거로 끝난 적이 없다”며 “분명히 언제가 될지 몰라도 반드시 민심은 바로 잡힐 것”이라고도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의 ‘보수 대통합’ 제안에 대해서도 거듭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유 후보는 “그 점에 대해 수도 없이 얘기해서 더 이상 얘기할 게 없다”며 “자유한국당을 보수라고 별로 인정을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 뒤 “홍준표 후보가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홍 후보와 단일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제가 더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고 했다.

유 후보는 전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바른정당 국회의원ㆍ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도 “5월 8일 자정까지 미친 듯이 하겠다”며 대선 완주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바른정당 내부에서조차 일부 의원들이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계속해 주장하고 있어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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