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2012년 대선 개표서 기획된 통계 발견"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이 2012년 대선 개표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자신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감독 최진성)’에서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디스페이스에서 '더 플랜'의 시사회를 가진 그는 “통계적으로 인위적인 숫자가 나온 만큼 해킹 등을 통해 표 분류에 영향을 미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 [사진 프로젝트 부]

‘더 플랜’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출된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개표과정에서 발견된 통계적 숫자 '1.5'에 대해 분석한 다큐멘터리다. 영화에서 주목한 ‘1.5’는 투표분류기의 미분류 표 분류과정에서 발견된 숫자다. 보통 미분류 표를 분류하면 제대로 분류된 표와 1대1 비율이 되는 것이 정상인데, 지난번 대선의 경우 박근혜 후보 표의 미분류 표가 문재인 후보의 표보다 1.5배의 비율로 더 많이 나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한다. 영화는 이를 토대로 투표기의 분류과정에서 혼표 등을 통한 인위적 수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 과정까지 기초자료 수집 2년, 자료 분석연구 2년 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영화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발견됐다는 부분까지만 설명한다. 발견한 문제점을 공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이야기다. 김어준은 ""이를 통해 제기되는 가설을 설명할 수 있지만, 굳이 하지 않고 현상만 나열했다"며 "이 영화의 목적은 지난 대선 결과를 파헤치겠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지금 개표 시스템은 기계가 먼저 세고, 사람이 센다. 하지만 사람이 먼저 센 뒤 기계로 검색하면 영화에서 제기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개표소의 테이블 순서만 바꿔도 선거 개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극장 개봉에 앞서 인터넷에 영화 전체를 공개할 예정이다. 선거투개표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극장 개봉은 인터넷 공개 후에 할 계획이다.

이 영화는 1만6000여명의 자발적 모금을 통해 모은 20억 여원 중 4억원으로 만들어졌다. 김어준은 "추가로 제작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추적하는 ‘저수지 게임’과 세월호 침몰을 다룬 ‘인텐션’ 등에 나머지 금액을 투입해 '프로젝트 부' 3부작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