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살아나자 ‘사직 노래방’ 다시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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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넥센 히어로즈전이 4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진행됐다. 롯데 강민호가 3회말 2사때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사직=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4.04/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넥센 히어로즈전이 4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진행됐다. 롯데 강민호가 3회말 2사때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사직=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4.04/

“롯데의 강민호~.” 따라해보면 입에 착착 감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32)를 설명하는 데 이보다 쉽고 편한 말도 없다. 2004년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롯데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그는 “‘롯데의 강민호’라는 말은 언제나 기분 좋다. 그렇게 불러주는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롯데 간판 포수, 인대 파열 부상 딛고 #연타석 홈런, NC 3연전 우위 이끌어 #“FA 시즌 125경기 이상 마스크 쓸 것”

롯데에서 뛰는 14번째 시즌. 강민호도, 팀도 출발이 좋다. 그는 지난 2일 창원 NC전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12-5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가 NC 3연전에서 우위(2승1패)에 선 건 2년 만이다. 지난해엔 16번 싸워 1승(15패)에 그칠 만큼 일방적으로 밀렸다. 그는 “시즌이 많이 남아 큰 의미를 두고 싶진 않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출발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강민호는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다. 경기 내내 앉았다 일어섰다를 수백 번 반복하는 포수에게 무릎 부상은 직업병이다. 치료를 위해 시즌 도중 일본에 다녀오기도 했다. 결국 시즌 뒤 오른쪽 무릎 인대 바깥쪽 부분파열 진단을 받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뽑혔다가 부상으로 중도하차했다. 수술과 재활의 기로에서 재활을 선택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 됐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주장 자리를 6년 만에 돌아온 이대호에게 넘겼다. 그는 “후련하고 마음 편하다. 투수 리드에 좀 더 신경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는 20대 초중반 투수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선발 로테이션에 든 김원중(24)과 박세웅(22)은 시즌 첫 등판에서 선발승을 따냈다. 박진형(23)도 2일 NC전에서 가능성(3과 3분의 2이닝 2실점)을 보여줬다.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넥센 히어로즈전이 4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진행됐다. 롯데 강민호가 경기전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사직=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4.04/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넥센 히어로즈전이 4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진행됐다. 롯데 강민호가 경기전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사직=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4.04/

젊은 투수들은 강민호의 리드에 따라 공격적으로 승부했다. 힘 대결에서 밀리지 않고 공을 던졌다. 강민호는 “투수들에게 ‘어릴 때 안 맞으면 언제 맞겠냐. 도망다니지 말고 승부하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전했다.

이대호의 가세로 롯데 타선은 한층 강해졌다. 4경기에서 홈런 8개(1위)다. 강민호는 “상대투수가 (이)대호 형과 쉽게 승부하지 못하다보니, (최)준석이 형이나 나한테 찬스가 온다”고 말했다. 롯데 손아섭-이대호-최준석-강민호의 일명 ‘손이최강’ 중심타선은 상대 팀에겐 공포 대상이다.

강민호는 통산 200홈런(현재 198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롯데에선 이대호(2011년 달성)에 이어 두 번째, KBO리그 전체에선 24번째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7시즌 연속 두 자릿 수 홈런을 쳤고, 특히 2015년에는 35개를 쳤다. 그는 “그 때(2015년)는 내가 미쳐 있었다. 그래도 한 시즌 20~25개는 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 시즌 막판 강민호는 포수 미트를 벗고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곤 했다. 그는 “건강하게 야구하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직후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지난 2015년 12월 결혼한 그는 6월엔 아빠도 된다. 여러 모로 중요한 한 해다. 그는 “시즌을 건강하게 마쳐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125경기 이상 포수 선발출전이 목표다. (이)대호 형이 돌아왔고 전력이 좋아진 만큼, 사직이 ‘지구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 다시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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