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부녀 겨냥한듯 "뛰어넘어야 할 우리 과제" #"특권, 부정부패...적폐의 생생한 민낯 목격" #'통합'보다는 '압도적 지지' 호소
운명의 장난일까. 구속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첫 검찰 조사를 받는 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참배했다. 문 후보는 대선후보 확정 후 첫 일정으로 이날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을 참배한 뒤 이렇게 말했다.
문 후보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주도한 박정희 전 대통령,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염두에 둔 듯 ‘빠른 성장의 그늘’, ‘적폐의 생생한 민낯’이라는 표현도 썼다. 그는 “특히 대한민국은 아주 빠른 성장의 그늘 속에 많은 적폐가 있다”며 “이번에 우리 국민은 적폐의 생생한 민낯을 보았다. 특권, 부정부패,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모습”이라고 했다.
문 후보의 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2월 당 대표자로 당선된 후에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참배했다. 하지만 당시 정청래 최고위원 등이 “유대인이 히틀러에게 참배하는 격”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이번엔 추미애 대표 등 당 지도부 전원과 함께였다.
그는 ‘통합’보다는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소야대 구도를 극복할 방안에 대해 “연정, 협치 이야기도 있고 통합 이야기도 하지만 가장 기본은 국민의 지지”라며 “압도적인 대선 승리가 정권교체 이후 적폐를 제대로 청산하고 새로운 다음 세대를 위한 대개혁을 해낼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대선은 대선이고, 국정농단의 실체를 밝혀 주범과 부역자들이 죄에 맞춤한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라며 “빠른 수사도 좋지만, 예외 없이 법과 원칙이 적용되는 엄정한 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