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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에서 '대만꽃사슴' 포획 작전 벌이는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속리산의 대만꽃사슴. 활동반경 조사를 위해 발신기를 부착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속리산의 대만꽃사슴. 활동반경 조사를 위해 발신기를 부착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속리산의 대만꽃사슴 포획 작전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름은 예쁜 '꽃사슴'이지만 속리산의 골칫거리기 때문이다.

녹용채취 위해 수입됐다 탈출 #모두 150여 마리로 늘어나 #토종 산양.노루.고라니와 경쟁 #2021년까지 모두 포획할 예정

공원관리공단 측은 속리산에 사는 대만꽃사슴이 1970년대에 농가에서 녹용 채취를 위해 수입해 사육하다가 산으로 탈출했던 것들의 후손으로 보고 있다.
또 80년대 후반 종교 행사 때 방사된 개체가 번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90년대에는 속리산에서 20~30마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법주사를 중심으로 동암골, 여적암, 만수리, 화북 일대에 모두 150여 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보통 5~10마리씩 무리를 지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행동권(활동범위)는 1.53~2.26㎢인데, 주로 해발 400~500m 산지에서 활동한다.


멸종위기 Ι급 야생동물인 산양의 활동 고도인 400~700m와 겹친다.
더욱이 풀과 나무를 뜯어 먹는 과정에서 나무를 긁어 말라죽게 하는 등 생물종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대만꽃사슴은 적응력이 높아 노루와 고라니 등 토종 초식동물의 서식지를 잠식할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공원관리공단에서는 속리산의 고유한 생태계를 보호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산양이나 고유종인 노루 등 비슷한 초식동물과의 서식지 충돌을 막기 위해 포획 작업에 나서고 있다.

대만꽃사슴 포획 과정 [국립공원관리공단]

대만꽃사슴 포획 과정 [국립공원관리공단]

겨울철에 사료와 건초 등으로 유인한 뒤 포획 그물로 생포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공단 측은 2010년 이후 총 85마리 포획했으며, 올해도 주요 서식지와 이동 경로에 포획 그물 6개를 설치해 11마리를 포획한 바 있다.

공원관리공단 최종관 자원보전처장은 “2021년까지 대만꽃사슴을 모두 생포해 속리산 밖으로 이주시킬 계획”이라며 “포획된 개체는 계류장에서 탐방객에게 공개하거나 동물원과 복지시설 등에 기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슴과(科) 초식성 동물로 대만이 원산지인 대만꽃사슴은 목 부분과 등쪽에 백색 반점이 있으며, 수컷은 뿔을 갖고 있다.
몸 전체길이는 90~190㎝이고, 꼬리는 14㎝정도다. 체중은 40~100㎏정도다.

포확된 대만꽃사슴 [국립공원관리공단]

포확된 대만꽃사슴 [국립공원관리공단]

수명은 25년 정도이고, 임신기간은 210~223일이며, 매년 4~5월에 한 마리씩 출산한다.
한편 국립공원 생태계를 교란할 수도 있는 외래동물을 방사하는 경우 자연공원법에 따라 10만~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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