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관위, '문재인 지지모임 학생 동원' 검찰 고발…교육부도 조사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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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우석대학교 태권도학과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 지지모임 행사에 학생들을 동원한 것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우석대 태권도학과 '전북포럼' 출범식 학생 동원 불법 기부 혐의 #특성화사업 국비 목적 외 사용 여부도 조사 #'문캠 전북선대위장' 안도현 우석대 교수가 포럼 대표

교육부도 이 학교를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전북선관위 관계자는 27일 “우석대 태권도학과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고 고발장 접수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우석대 태권도학과가 지난 2월 12일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문 전 대표 지지모임인 ‘새로운 전북포럼’ 출범식에 학생 140여 명을 참석시키면서 버스 대절과 식사 제공, 영화 관람 등의 편의를 제공했다는 본지 보도 이후 학교와 학과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해왔다.

우석대는 당시 학과장과 교수들의 인솔 아래 학생들을 미리 준비한 버스 4대에 나눠 태워 전북포럼 출범식에 참석시켰다. 문 전 대표의 연설이 끝난 뒤에는 인근 뷔페 식당으로 이동해 1인당 3만6000원짜리 식사를 제공한 뒤 시내 영화관에서 영화를 단체로 관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포럼 공동대표는 문재인 캠프에서 ‘전북경선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도현 우석대 교수가 맡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최상진 태권도학과장은 본지에 “식사와 영화 단체 관람은 학과 특성화사업단에서 미리 계획했던 사업”이라며 “근처에서 열린 전북포럼 출범식에 가수 공연이 있다고 해서 보러 갔다가 당일에 취소가 돼 바로 나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당시 가수 강산에씨의 공연이 예정돼있었던 건 맞지만 선거법에 저촉돼 선관위가 며칠 전 미리 공연을 취소시켰다.

최 교수는 또 이날 행사 비용을 모두 특성화사업 국비 지원 예산으로 지출했다고 했지만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선관위는 특정 후보 지지 모임에 학생들을 참석시키면서 이동 편의를 제공하고 음식과 영화 관람을 해준 것이 선거법상 불법 기부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논란이 일자 학생들을 불러 제보자를 찾아내고, 진술서 내용을 알려주면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제가 불거진 뒤 교육부는 우석대에 현장점검을 벌였다.

전북포럼 참석 당시 학과에서 지출했다고 밝힌 특성화사업 행사 비용이 사업 목적에 맞게 집행됐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우석대 태권도학는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태권도의 창조경제적 가치 발견을 통한 한브랜드형 인재양성 사업단’으로 선정돼 4억4000만원의 국비를 지원받았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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