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범죄 조직 폭로하다 살해 당한 멕시코 여기자

중앙일보

입력


멕시코에서 마약 범죄 조직을 비판하는 기사를 써온 50대 여성 언론인이 23일(현지시간) 총격으로 숨졌다고 멕시코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50대 베테랑 신문기자, 집앞에서 8발 총격 당해 숨져 #멕시코에서 이달 들어 언론인 3명 살해 당해

일간지 라호르나다 소속 미로스라바 브레아치 벨두세아(55)는 이날 아침 세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주려고 나가는 길에 자신의 집 차고 밖에서 8발의 총격을 당했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범인은 총격 직후 달아났다.

미로스라바 브레아치 벨두세아 [라호르나다 캡처]

미로스라바 브레아치 벨두세아 [라호르나다 캡처]

벨두세아는 진보 성향의 이 신문사에서 일하며 마약 밀매 조직과 부패, 멕시코 정치에 대한 기사를 꾸준히 써와 베테랑 언론인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최근에는 악명 높은 범죄 조직인 ‘라 리네아’ 조직 내부 싸움에 대해 폭로하는 기사를 썼다. 그가 피살된 현장에선 ‘폭로에 대한 대가’라 쓰인 메모지도 발견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자사 소속 언론인이 숨진 라호르나다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를 추모하는 글을 톱기사로 다루는 한편, 마약 범죄 조직들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또 멕시코 정부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우리 언론인을 보호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멕시코의회에선 범죄 조직에 대한 비난을 표명하고, 벨두세아를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다.

마약 관련 범죄가 끊이지 않고 치안이 불안한 멕시코에서 언론인은 자주 표적이 된다. 이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지난 2일에는 프리랜서 언론인 세실리오 피네다 브리토가, 19일에는 칼럼니스트 리카르도 몬루이 카브레라가 역시 총격으로 숨졌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