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스토리] "교과과목 연계한 그룹·동아리 활동··· 직접 만들며 과학지식도 습득시켰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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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정미래재단 주최 '미래교육창조상' 수상자 3인
대상 인천 부일여중 구교정 교사

“교사는 코트 위 감독이 되어야 합니다. 학생들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이나 자기성찰의 기회를 얻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교사는 단지 아이들과 함께 뛰며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 줄 뿐입니다.”

올해 제3회 미래교육창조상 대상 수상자인 인천 부일여자중학교 교사 구교정(사진)씨는 단순히 책 속의 지식을 익히는 공부가 아닌, 상상력과 감수성, 끈기, 열정 등도 함께 키우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교육관을 바탕으로 ‘자기성찰과 몰입으로 창의성을 키우는 과학 교수-학습활동’을 출품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  소통·문제해결능력 향상시키는 수업

구씨는 교과와 연계한 그룹 및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발표, 토론 능력은 물론 관계와 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향상시킨 수업 사례를 제시했다. 특히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태양광 건조기, 미세먼지 측정기 등을 아이들이 직접 설계·제작하며 자연스럽게 과학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한 수업 내용은 심사 위원 전원의 호평을 끌어냈다.

그는 “최근 교육과정 및 대입제도의 변화로 창의적 교육활동이 중요해졌지만 여전히 교과와 체험활동 간 효율적 연계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제 사례가 조금이나마 다른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미래교육창조상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지난 5년 동안 학교 현장에서 창의적 교육활동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며 노력해왔는데 이를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부일여중 과학 교사로 부임한 구씨는 무엇보다 교과 연계 동아리 활동을 강조해 왔다.

그는 “동아리 활동은 취미생활이 아니다. 교과 연계 동아리 활동은 수업에 대한 흥미는 물론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초석이 된다”고 말했다.

구씨는 지난해 학교 공식 동아리 2개와 자율 동아리 4개 등 총 6개를 운영했다. 동아리에 가입한 학생들은 전국 대회를 목표로 직접 연간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해 나갔다. 체계적인 활동 계획과 관리를 위해 매 활동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기록해 공유했다. 구씨는 한 해의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기록을 검토한 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 교육부·환경부 장관상 등 수상성과

구씨와 학생들의 이러한 노력은 성과로 이어졌다. 2015년부터 교육부, 환경부 장관상을 비롯해 WISET 과학발표대회 금상, 전국 환경 탐구대회 우수상, 전국 YSC 대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오는 5월에는 LA에서 개최되는 2017 ISEF(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 중학교 부문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참석하게 됐다.

그의 이런 기존과 다른 수업 방식에 처음부터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교과과정은 수행평가가 50%나 반영돼 그룹별 활동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우려가 있었다.

구씨는 “상위권 학생들은 낮은 평가를 받을까 하는 불안감이 높았고 하위권 학생들은 수업 과제를 따라가기 힘겨워 해 학습 진행에 한계를 느낀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해결책으로 ‘현장밀착형 평가’ 카드를 제시했다. 결과물보다는 수업 과정에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평가항목 중에서도 ‘협력성’ 점수를 가장 크게 반영했다. 구씨는 “자연스레 협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됐고 3~4명의 소그룹으로 실험 및 체험활동을 진행하다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점차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임하기 시작했다”면서 “성적과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에서 아이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당연하다. 창의적 교육활동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선생님은 물론 교육기관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목표는 자율 동아리 활동과 창의적 체험 그룹 활동을 활성화 하는 것이다.

구씨는 “기존 사회에서 개인의 지식이 중요했다면 미래에는 상상력·감수성·관계능력 등 비인지 능력이 강조되기에 창의 교육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미래교육창조상이 창의 교육을 수행하는 우수한 교사와 사례들을 발굴해 공론화하는 장이 돼 우리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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