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공짜로 900억원어치 주식 나눠준 회사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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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그룹 창업주의 장남 김상헌(68) 동서 고문이 최근 6년간 직원들에게 9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무상 증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상당수 중견기업이 2세나 3세에 대한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지분의 편법 증여 등을 횡행하는 가운데 동서家 2세의 이같은 통큰 희생이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동서그룹 등에 따르면 김 고문은 지난 15일 우리사주조합과 임직원 104명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36만6912주를 무상증여했다.

김상헌 동서그룹 고문. [중앙포토]

김상헌 동서그룹 고문. [중앙포토]

증여 당일 종가(2만5350원) 기준으로 93억122만원 어치다. 김 고문은 당초 43만2912주를 내놨지만 이중 동서식품에 대한 6만6000주 증여는 취소했다.

김 고문은 2011년 회장직에 오르면서부터 임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는 2011년 3차례에 걸쳐 우리사주조합과 계열사 임원 등에게 40만9431주(155억원)를 증여했고 2012년 155만8444주(502억원), 2013년 45만2주(123억원)를 나눠줬다.

올해 증여한 주식까지 합치면 278만4789주 총 872억원 규모다. 김 고문은 2010년 말 기준 36.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 그의 지분은 19.96%로 크게 줄었다.

김 고문의 동생이자 2대주주 김석수 회장(19.48%)과의 지분 차이가 0.48%로 좁혀졌다. 김 고문은 2014년 3월까지 동서 회장직에 있다가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의 주인의식과 애사심을 높이기 위한 주식 증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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