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병대, 2만에서 10만으로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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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육전대 대원들이 2006년 사열을 받고 있다.  [사진 위키미디어]

중국 해군 육전대 대원들이 2006년 사열을 받고 있다. [사진 위키미디어]

중국은 자국의 해병대인 해군 육전대 병력을 지금의 2만명에서 1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중국의 해양 주권과 해외에서의 이익을 지키는 게 목적이라고 한다.

유사시 한반도에 즉시 투입할 군사력 #파키스탄ㆍ아프리카 기지에도 배치 #한국 해병대, 병력수 순위 2위→3위

SCMP에 따르면 이미 2개 여단 규모의 육군 특수전 부대가 해군 육전대로 소속을 갈아 탔으며, 10개월 이내 6개 여단이 더 증강될 예정이다. 해군 육전대 증강 사업이 완료되면 중국 해군 병력은 현재 23만 5000명에서 30만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5년 9월 “2017년 말까지 30만명을 감군하겠다”고 선언했다. 주로 육군의 지상군 전력이 구조조정 대상이다. 중국 육군은 상륙 기계화보병사단(AMID) 4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해군 육전대로 옮겨 가는 것으로 보인다.

류샤오장(劉曉江) 전 중국 해군 정치위원은 “중국은 해양국가”라며 “중국이 해양 주권을 지키고 이익을 늘리기 위해선 해군의 지위가 더 중요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군사전문가인 앤서니 웡(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육전대 확대가 중국의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ㆍ해상 실크로드)를 위한 안보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중국의 해군 군사전문가 리제(李杰)는 SCMP에 “해군의 임무가 대만과의 전쟁, 동중국해ㆍ남중국해 방어 등 기본 임무 이외 중국이 항구를 운영하는 아프리카 지부티와 파키스탄 과다르 내 역외 공급기지, 한반도 내 국가안보의 보호 등 해외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해군은 ‘저우추취(走出去ㆍ해외 진출)’을 내세우며 파키스탄 남서부 과다르항과 아프리카 지부티에 해외 군사기지를 세웠다. 과다르항은 중동산 원유 수출의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 있다. 또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불리는 지부티에 해군 기지를 세웠다. 아프리카의 뿔은 동아프리카의 반도를 말하며, 수에즈 운하와 연결된 홍해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중국 해군 육전대는 1953년 대만을 점령하기 위해 창설됐다. 그러나 장비와 병력이 부실해 주로 근해에서만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반면 대만은 본토를 수복한다며 한때 2개 사단 규모의 해병대를 육성하다 냉전 후 9000명으로 감축했다.

중국 해군 육전대가 10만명이 될 경우 한국 해병대(2만8000명)는 전 세계 해병대 가우데 병력수 기준으로 순위가 미 해병대(18만명)에 이은 2위에서 3위로 떨어진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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